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총격당한 뒤 공화당에선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선두주자로 꼽히는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캠프의 중심 전제는 트럼프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막아야 할 전제적 파시스트라는 것”이라며 “그런 레토릭(수사)이 트럼프 암살 시도를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또 마이크 콜린스 연방 하원의원(조지아)은 SNS에서 “(사건 발생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의 검사는 즉시 바이든을 암살 선동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8일 후원자들과의 통화에서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라고 한 발언이 ‘암살 지시’라는 게 콜린스 의원의 주장이다. 이 SNS 글은 4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무소속 대선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러닝메이트 니콜 섀너핸도 “민주당과 기성 언론이 히스테리를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선거전 화력 대부분을 트럼프 비판에 쏟아온 바이든 캠프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발송을 일시 중단하고, TV 광고도 최대한 빨리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격 사건은 극단적으로 분열된 미국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조너선 털리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을 통해 “지난 몇 달간 정치인과 언론, 평론가들이 서로 상대 진영에 난폭한 말을 쏟아내왔다”며 “분노로 이성을 잃은 사람은 이런 정치적 수사에서 (테러의) 정당성을 찾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밥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는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정치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보복 위협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