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서 열린 국제아트페어에서 세계 거장들의 미술작품이 뒤늦게 진품 논란에 휩싸였다. 기획사 측이 세계 거장들의 유명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고 홍보했는데, 해당 작품이 모조 작품일 수 있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작품을 전시한 기획 당사자가 해명에 나섰지만 이미 지역사회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아산의 복합문화공간 모나밸리(윤경숙)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충남문화예술축제 2024 모나밸리 국제아트페어’를 열었다. 기획사 측은 당시 세계 거장들의 시대를 초월한 걸작(傑作)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홍보했다.
13일 모나밸리 기획사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서 피카소·반고흐·샤갈·바스키아·키스해링·잭슨폴록 등 11명 거장의 작품 50여 점을 전시했다.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건물에는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지역 미술계와 주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모나밸리는 90여 개 부스도 마련해 국내·외 작가와 갤러리 작품 1500여 점도 선보였다.
해외 유명 미술관에 걸려 있는 작품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하루 수백 명의 주민과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 사이에서 실제 작품이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이 확산하면서 진품 논란이 생겼다. 모나밸리는 해당 작품들이 모두 진품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방문객은 해외 미술관에 걸려 있는 작품과 전시장에 있는 사진을 비교하는 등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주최 측이 걸작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가 부족해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모나밸리 기획 담당자는 “모든 작품은 실제 거장들이 그린 진품이 맞다”라면서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 당시 비슷한 작품을 여러 개 만들었기 때문에 그중 하나의 작품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거장들의 작품은 맞지만, 흔히 알고 있는 해외 유명 미술관에 걸린 전시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의 경우 반고흐가 1889년 프랑스 남부 정신병원에서 지낼 때 바라본 밤하늘을 독특한 스타일로 표현한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이 작품은 1972년부터 미국 뉴욕의 근대미술관(MOMA)에 상설 작품으로 전시되고 있다. ‘별이 빛나는 밤’은 총 4점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나밸리 측이 전시한 작품은 반고흐가 처음 드로잉으로 완성한 작품이라는 게 기획사 측 설명이다.
기획사 관계자는 “이번 작품을 전시한 기획자는 서적 사업가이자 작품 기획자, 갤러리 운영자, 미술작품 수집가, 작품 감정가 등으로 활동하는 전문가가 기획했다”며 “모나밸리의 지속적인 요청에 기획자 본인이 소장한 작품을 보여주기로 결정하게 했고, 해당 작품은 거장들이 직접 그린 진품”이라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