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는 일회용 종이컵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가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인하대 바이오시스템융합학과 조건호 박사과정 학생과 김기동, 진위현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은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된 일회용 종이컵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보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다. 조건호 학생의 지도교수는 이 대학 김선민 기계공학과 교수와 전태준 생명공학과 교수다. 진위현 학생의 지도교수는 손세진 생명과학과 교수다.
최근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는 수십 나노미터부터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까지 다양한 크기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전자현미경, 나노 입자 추적 분석기(NTA),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LSPR) 등의 분석 기기를 통해 검출됐다. 하지만 기존 기술과 장비는 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물질을 찾아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이 대학 연구팀은 기존 기술과 장비로 찾아낼 수 없었던 나노미터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나노포어 센싱 방법으로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포어 센싱은 나노포어(pore·구멍)가 있는 단백질(알파-헤몰라이신)에 통과시키면서 실시간으로 피코 단위 전류(1조분의 1암페어)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개발한 기술을 통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폴리에틸렌 코팅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우면 나노미터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종이컵에서 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나노미터 이하의 미세플라스틱도 마이크로, 나노미터의 미세플라스틱과 같이 면역세포의 염증을 일으킨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염증을 유발하는 정도는 같은 질량의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과 비교했을 때 약 88%로 밝혀졌다. 하지만 입자가 작을수록 인체에 쉽게 흡수되기 때문에 마이크로, 나노 미세플라스틱 못지않게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은 ‘폴리에틸렌 코팅 종이컵에서 나노미터 이하의 플라스틱 나노포어 검출 및 그들의 염증 반응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환경 분야 국제 저명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BRL), 중견연구 지원사업 및 환경부의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