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0일 루마니아 정부와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차 등 1조3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루마니아가 세계 열 번째 K-9 운용국이 되면서, K-9은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에서 ‘베스트셀러’ 자주포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루마니아 국방부와 부쿠레슈티에서 K-9 54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등 모두 1조3828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루마니아가 최근 7년간 시행한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업체와 협력해 K-9 및 K-10을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K-9 자주포는 이번 수주전에서 독일의 PzH2000, 튀르키예의 퍼티나 자주포 등 쟁쟁한 서방 무기와 경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K-10 외에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 탄약 등이 포함된 이른바 ‘자주포 패키지’를 제시한 덕분에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K-9은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이집트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에서 도입한 세계 자주포 시장의 ‘베스트셀러’다. 루마니아가 열 번째 K-9 운용국에 합류하면서 K-9(K-10 포함)의 누적 수출 총액은 13조원을 돌파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지난해 휴대용 대공 미사일 ‘신궁’에 이어 이번 K-9 자주포 수출로 루마니아는 유럽의 주요 방산협력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의 차기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도 AS-21 ‘레드백’ 장갑차로 도전할 계획이다. 작년 말 한화는 호주 정부와 레드백 장갑차 129대 수출 계약에도 성공했다. 한화 관계자는 “레드백은 K-9과 동일한 동력시스템 등을 적용했기 때문에 루마니아군의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방산업계에선 루마니아가 폴란드에 이어 ‘K방산’의 차기 주력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K-2 ‘흑표’ 전차도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루마니아는 군 현대화 사업으로 자국 주력 전차인 옛 소련제 개조 탱크 300여 대를 교체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5월 루마니아에서 루마니아군과 정부 관계자 앞에서 K-2의 야전 및 사격 시범도 선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