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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에서 리튬까지…고부가가치 제품으로 '1조 매출' 꿈꾼다 [민지혜의 알토란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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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TV 등이 점점 슬림화, 경량화되면서 고기능을 담은 얇은 특수필름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발열을 제어하는 방열필름, 전자파를 차단하는 자성필름 등이 대표적이다. 폴더블폰에는 계속 접어도 휨과 변형을 방지해주는 패턴드 필름이, 터치펜을 쓰는 태블릿PC에는 펜 인식 필름이 필수다.

이 모든 필름을 제조하는 회사가 코스닥 상장사 이녹스첨단소재다. '특수필름 전문 제조사'인 이 회사의 김경훈 대표는 지난 9일 충남 아산 본사에서 "디스플레이용 필름은 물론 회로소재, 국내 자동차 업체와 공동 개발중인 열폭주 방지 필름으로 영역을 확장해 2026년 1조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특수필름에 특화

이녹스첨단소재의 핵심 경쟁력은 고부가가치 필름 제조 능력이다. 필름 원단에 여러 기능을 담은 특수액을 얇고 균일하게 코팅하는 기술, 이를 고객사가 원하는 사이즈, 두께에 맞춰 균질 생산하는 역량 등이다. 김 대표는 "100여개가 넘는 필름 제조사 중 고부가가치 특수필름을 전문으로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일부 대기업과 이녹스첨단소재밖에 없다"며 "제작할 수 있더라도 높은 수율과 낮은 불량률로 양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클린룸을 100클래스(가로, 세로, 높이가 30㎝인 1입방 피트의 공기 중에 0.5㎛이상의 입자가 100개 이하인 청정공간) 수준으로 유지한다. 그래야 이물질이 없는 완벽한 필름을 생산할 수 있어서다. 김 대표는 "100클래스의 디스플레이 클린룸은 국내 대기업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맞춤형 필름 생산에서 중요한 건 무결점 제품을 제작하는 능력과 자동화된 품질관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용 필름(INNOLED)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52.9%다. 회로 소재(SMARTFLEX)가 37.6%, 반도체 패키지 소재(INNOSEM)가 9.5%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은 3870억원으로 전년(4894억원)보다 20.9% 줄었다. 영업이익도 971억원에서 422억원으로 56.6% 감소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2022년 하반기부터 사업성이 낮은 사업을 중단하는 등 저부가가치 제품 일부를 구조조정했다"며 "거기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까지 겹쳐 매출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매출 1021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 25.9%, 256.8% 급증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부가가치 필름으로 주력 제품군을 바꾸고 품질을 검수하는 과정 등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며 "코로나 타격으로 적자였던 베트남 공장도 올해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산화리튬 앞세워 '1조 클럽' 가입"

이녹스첨단소재의 미래 성장 동력은 두 축이다. 전기차 열폭주 방지필름과 2차전지 배터리용 소재인 수산화리튬이다. 전기차의 화재를 막아주는 방지 필름은 현재 국내 완성차 대기업과 공동 개발 중으로, 내년 상반기에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수산화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 성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소재다.

이녹스첨단소재는 현재 계열사인 이녹스리튬을 통해 충북 오창에 연간 생산량 2만t 규모의 1기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완공되면 2026년에는 2만t 전량을 국내 대기업에 판매,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김 대표는 "이미 삼성SDI와 5년 간 총 5만5000t 공급 계약을 맺었고 SK온과도 연간 1만t씩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2027년 말에는 2기 공장까지 합쳐 연간 5만t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예상하는 1조원 매출의 비중은 수산화리튬 50%, 디스플레이 필름 40%, 반도체 소재 5%, 회로 소재 5%다. 반도체용 초박막 다이접착필름(DAF·Die Attach Film)을 개발 중인데 이 소재는 앞으로 고대역폭 초고속 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적층 등 반도체 제조과정에서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이익률이 높은 사업구조를 유지하면서 매출 규모를 키우는 건 쉽지 않은데 수산화리튬으로 그렇게 만드는 것이 경영 목표"라며 "스마트팩토리 전환율도 올 연말이면 9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증권가는 하반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스마트폰 판매 증가, TV 출하량 증가 등 전방산업 수요가 늘어나고 품질 개선, 자동화 등으로 이익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3분기에도 사업구조 개편 및 전방수요 확대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2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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