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 접이식 우산에 대해 법원이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하고 이를 사용해 상대방 얼굴 등을 폭행한 것은 '특수상해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했다.
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2부(어재원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72)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 의견을 받아들이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2018년 9월 자신 부인과 함께 경북 경주시에 있는 한 상가건물을 매입한 뒤 이곳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기존 세입자 B 씨를 상대로 건물 인도 등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하지만 2022년 6월 해당 재판 선고 당일 소송에서 패한 A 씨는 화가 난다는 이유로 법원 건물 내에서 B 씨의 아들 C(58) 씨에게 "XX 너 죽인다"라고 욕설과 함께 들고 있던 2단 접이식 우산으로 얼굴 등 부위를 내려쳐 전치 3주의 상해 등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25일 열린 참여 재판에서 A 씨 측은 우산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할 고의도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특수상해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 당일 피고인이 우산으로 안면부를 한차례 가격한 것만으로도 피해자가 약 3주간 치료를 요구하는 결막하출혈 진단을 받았다"며 "피고인이 우산을 이용해 유형력을 행사한 횟수에 비해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중한 점 등을 고려할 때 2단 접이식 우산은 사람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도 만장일치로 A 씨 유죄를 평결, 징역 1년의 양형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을 준수하려는 의지가 미약해 보이는 데다 피해자에 대한 재범 위험성도 상당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다소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72세의 고령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