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북한과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를 향해 “남한과 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8일 경고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정도에 따라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범위가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뤄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 및 안보에 대한 결정적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라고 규정했다. 이어 “러시아의 대북 군사 및 경제협력 제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러시아가 계속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렸다”며 “우리의 구체적인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북한과 러시아가 사실상의 군사 동맹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제공 금지 원칙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자체 핵무장 및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정책 변화를 묻는 말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대신 “한·미 동맹은 지난 70여 년간 미국에서도 초당적인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해왔다”며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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