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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 타고 부활한 반도체…삼성 위기론, 한방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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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수요가 폭발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따지고 보면 전체 D램 시장의 20%에 불과한 그리 크지 않은 시장이다. 하지만 HBM 하나에 D램이 8~12개씩 들어가는 구조이다 보니 일반 D램도 ‘공급 부족’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여기에 ‘AI 붐’은 D램만큼이나 AI 서버와 스마트폰, PC 등에 많이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수요도 끌어올리고 있다.


HBM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낸 배경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분기부터 더 가파른 오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 D램과 낸드 수요가 한층 더 늘고 있는 데다 엔비디아에 최신 HBM 제품인 ‘HBM3E’를 납품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서버용 D램·SSD 수요 급증
5일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52% 증가한 1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증권사 평균 예상치(8조3078억원)를 25%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의 60%를 넘는 6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적 회복의 일등공신은 반도체 가격 회복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가격은 13~18%, 낸드는 15~20% 상승했다.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재고자산 평가손실로 쌓아놓은 충당금이 1조원가량 유입된 것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됐다.

업계에선 일반 D램뿐만 아니라 HBM과 함께 ‘AI칩’으로 분류되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낸드 판매가 늘어난 게 실적 회복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eSSD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47.4%(올 1분기)로 세계 1위다.

범용 HBM도 깜짝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을 납품하고 있지 않지만, 4세대 HBM3 등을 AMD 등에 공급하고 있다. 범용 HBM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약 46~49%로 SK하이닉스(46~49%)와 비슷한 수준이다.
○범용 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의 투자가 HBM에 집중되면서 범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삼성은 글로벌 D램 시장 1위(점유율 46.8%)이자 낸드 시장 1위(32.4%) 업체다. D램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가 HB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범용 D램 시장에서 삼성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기능이 스마트폰과 PC에 차례차례 적용되는 것도 범용 D램과 낸드 수요를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이런 점을 감안해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8~13%, 5~10%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증권사 평균)가 전년 동기 대비 384% 늘어난 11조785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비디아 납품도 시간문제”
엔비디아에 HBM까지 납품하면 삼성은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완전히 올라타게 된다. 삼성전자는 8월을 목표로 엔비디아용 HBM3E 품질 테스트를 하고 있다. 계획대로 승인이 완료되면 SK하이닉스와의 양산 시점 차이는 5개월로 좁혀진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없이 폭증하는 HBM 수요를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를 납품사로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AI가속기를 구성하는 핵심 반도체다. 2025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30%(매출 기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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