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적을수록 수급액이 오르는 오세훈표 선별복지 모델 ‘서울 안심소득’ 실험이 출범 2주년을 맞았다. 서울시는 전문가들과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제도를 한층 촘촘하게 짜는 고도화 과정을 거쳐 전국 모델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안심소득 도입 2주년을 맞는 4일 시청에서 한국사회보장학회와 함께 ‘미래 소득보장제도의 탐구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일정 소득 구간을 지나면 수급이 끊기는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이재명표 기본소득과의 차별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다.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85% 이하며 재산이 3억2600만원을 밑도는 가구에 중위소득 85% 미만 금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모델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방식이다. 2022년 500가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2단계 사업을 통해 1600가구로 확대했다.
시는 안심소득이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현금성 지원책보다 장점이 많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1차 중간조사 결과, 1차 시범사업에 참여한 477가구 중 23가구(4.8%)가 안심소득 수급자 지위에서 벗어났다. 기존 복지제도에서 지원받는 가구의 탈수급 비율(0.07%)보다 70배나 높은 수준이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시는 2년간의 안심소득 성과를 평가하고 지속 가능한 소득보장제도의 방향을 모색한다. 토론회는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주제 발표와 토론으로 이뤄진다. 변금선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안심소득 기반 소득보장 전략과 방향’을 발표한다. 임완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기초보장연구센터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 방향성을 공유한다. 유종성 한국불평등연구랩 소장은 안심소득과 경쟁 구도에 있는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납세자 모두에게 동일한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인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정책 우수성이나 효과성, 가성비 면에서 다른 소득정책이 범접할 수 없는 우수 모델”이라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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