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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해독
대니얼 골먼, 촉니 린포체 지음│신동숙 역│한국경제신문│1만9000원
어느 날 30대 직장인 A 씨는 출근길 정체 속에서 견디기 힘든 긴장감을 느꼈다. ‘액셀을 더 밟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도착하라고!’ 그 순간 그런 마음의 소리가 그를 압박하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사무실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진이 다 빠져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기분뿐이었다고. 신간 내면 해독의 공저자이자 명상가인 촉니 린포체는 이러한 조급한 감정을 현대사회의 공통적인 증상으로 분류하고, 그러한 감정의 에너지가 우리의 신체와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다.

이러한 연구는 출근만 했는데 지친다는 직장인들의 고질적인 불평이, 사실은 단순한 불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저자인 대니얼 골먼은 말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 사이에는 감정이라는 또 다른 단계가 있고 “이러한 문제들 대부분 원인이 마음이 아닌 감정에 있다”. 실제로 우리가 빠르게 행동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우리는 빠르게 몸을 움직일 수 있다.

무엇인가를 빠르게 판단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평소보다 빠르게 생각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속도로 생각하고(마음을 쏟고) 움직이라고 다그치는 ‘조급한 감정’이다. 이처럼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해내라고 다그치는 ‘감정’으로 인해 에너지가 고갈되는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철학자 니체와 공자, 장자 등은 ‘일상에서의 명상(내면 해독)’을 강조했다.

이 책에서는 그 방법으로 ‘일상에서의 명상’을 제시한다. 명상이라고 하면 흔히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고 있는 종교적인 인상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에서는 북적이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잠들기 전, 여러 부정적인 감정들이 나를 막다른 골목으로 이끄는 것이 느껴질 때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내면 해독 명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이러한 방법들은 회사에서 혹은 인생에서 나 자신에게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된다. 그 방법 또한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간편하다.

니체 또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산책하며 명상을 했다. 괴테는 잠들기 전에 밤하늘을 보며 인간이라는 내면의 우주를 탐구했다. 장자 또한 판단력과 명료함을 지키기 위해 “아무런 근심이 없는(생각을 비우는)” 상태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최근 한 지상파의 다큐멘터리에서는 명상의 효능에 대해 다루면서 “(학습적 차원에서는) 학습 증진 효과가 있었고 (업무에서는) 명상을 했더니 평소에는 수시간이 걸릴 일이 한 시간 만에 끝났다”는 내용을 방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고, 그러한 것들이 우리의 조급증을 강화하고, 빨리 지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한 ‘과잉’의 상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쉽게 절망하고 무기력해진다. 어떤 사람들은 그럴수록 자신을 북돋고, 자신의 삶을 더 많은 것들로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때로 그런 ‘채움’의 과정이 우리 삶을 더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가득 찬 그릇에는 더 이상 새로운 무언가를 담을 수 없다. 비어 있는 그릇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그 안에 담길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 우리의 몸과 인생도 그와 같다. 결론적으로 삶에서 나를 주기적으로 비우는 ‘내면 해독’이 필요한 것은 그런 이유다.

‘중요한 것은 마음, 감정, 신체가 소통하는 경로가 막힘없이 연결되어 흐르는 것입니다. 머리로는 이해한 것을, 몸이 체득하지 못하거나, 이미 체득한 것을 감정 수준에서 소화하지 못하여 경직되기 시작하면 경직된 곳에 독이 쌓이기 시작하지요. 그럴 때는 천천히 눈을 감고, 의식을 내려놓은 채 내면의 어떤 부분이 그러한 긴장을 유발하는지 천천히 탐색해 보세요. 내면 해독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본문 중에서

최경민 한경BP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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