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34.34

  • 33.10
  • 1.32%
코스닥

696.83

  • 19.82
  • 2.93%
1/3

하루 만에 3.5조 '잭팟' 터졌는데…"대박 아닐 수도" 경고

관련종목

2024-11-26 02:45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선박 수주 대열에 합류하면서 주가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글로벌 양대 운하 차질이 부른 선박 발주 시장 호황의 훈풍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선박 수주 호황이 호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2일 삼성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3.53% 오른 9680원에, 한화오션은 2.95% 상승한 3만145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대규모 수주 소식 덕이다. 한화오션은 중동 지역 선사 두 곳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과 초대형유조선(VLCC) 4척을 모두 2조1577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중동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석 4척을 1조4381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HD현대그룹 조선 계열사들 주가가 지난달 수주를 재료로 랠리를 펼쳤다. 지난달 한달 동안 HD한국조선해양은 21.78%, HD현대중공업은 20.98%, HD현대미포조선은 28.8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2.07%와 2,86%에 그쳤다.

    이는 HD현대그룹 조선 계열사에 경쟁사들보다 먼저 수주가 밀려든 결과다. HD현대그룹 조선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 5월까지 누적 수주금액은 엔진기계를 포함해 131억5700만달러(약 18조2100억원)에 달한다. 연간 목표치 158억2800만달러(약 21조8500억원)의 83.12%를 다섯달 만에 채웠다. 여기에 프랑스의 컨테이너선사 CMA-CGM과 최소 35억달러(약 4조8300억원) 규모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계약이 체결되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넘기게 된다.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53억3000만달러(약 7조3700억원)어치를, 삼성중공업은 49억달러(약 6조7800억원)어치를 각각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치 달성률은 50.5%다. 한화오션은 올해부터 수주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선박 발주 시장에 활기를 띠면서 선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지난주 신조선가지수는 187.23이다. 선박 수주 호황은 2021년 시작돼 2022년 하반기부터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나왔지만,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2021년 153.63이던 신조선가지수는 2022년 161.84, 2023년 178.36으로 꾸준히 올랐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무게를 싣는다. 발주가 더 나와도 선박을 지을 조선소 도크가 부족해서다. 한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조선소들은 2026~2027년을 납기로 하는 인도슬롯이 이미 가득 채워진 상황”이라며 “3년치 이상의 일감이 가득 찬 상황에서 메이저 조선사가 선가를 주도하는 ‘셀러스 마켓(공급자 중심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높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이익을 남기지 못할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2026~2027년을 납기로 하는 슬롯이 꽉 찬 상황에서 그 이후로 납기를 설정하면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앞서 선박 발주가 활황을 띠며 신조선가가 치솟은 2008년 수주한 선박 사례를 예시로 들어 설명했다. 선박 수주가 밀려든 2008년 8월 말 시점에 집계된 선박인도 시기인 2011년과 2012년 상장 조선사의 평균 영업이익률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2.8%와 13.2%였다. 하지만 실제 2011년과 2021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4.5%와 6.4%에 그쳤다.

    정 연구원은 “선가 상승과 이익 사이의 관계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며 “환율과 원자재가격, 인건비, 생산성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눈여겨봐야 할 항목으로는 인건비가 지목됐다. 정 연구원은 “인건비가 매우 큰 폭으로 상승했고, 다른 비용들과 달리 한번 올라가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인건비가 10% 상승하면 영업이익률은 1.8~1.9%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