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신문은 독자 여러분들의 노후 자산형성에 도움이 될 ‘연금 재테크’의 모든 것을 다루는 ‘디지털 온리’ 콘텐츠 [일확연금 노후부자] 시리즈를 매주 화·목요일에 연재합니다.
올 하반기부터 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지난 2년여간 당연시됐던 연 3~4%대 고금리 상품을 앞으론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저금리 시기에는 은행 예금 금리가 연 1%대에 불과했습니다.
금리 인하를 앞두고 고금리 상품에 장기간 돈을 묶어두길 희망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은행 예·적금은 최장 만기가 통상 3년에 그치고,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오히려 내려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원금 보장이 되는 안전자산 가운데 고금리를 오랫동안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10년 유지 시 비과세
5~10년 이상 장기간 저축하길 희망한다면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저축성보험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보험 상품은 크게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으로 나뉩니다. 먼저 보장성보험은 사망보험, 암보험 등 질병이나 상해 등을 대비하기 위한 보험입니다. 이와 달리 저축성보험은 말 그대로 목돈을 마련하거나 노후생활 자금을 모으기 위한 상품입니다.저축성보험은 계약 때 약속한 금리가 만기 때까지 유지되는 확정금리형과 매달 금리가 바뀌는 금리변동형(연동형)으로 나눠집니다. 향후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면 확정금리형 상품에 가입하는 편이 낫습니다.
저축성보험의 또 다른 강점은 비과세 혜택입니다. 일반적으로 은행 예·적금 등 이자가 발생하는 금융상품에는 이자소득세 15.4%가 부과됩니다. 예를 들어 연 3% 금리의 1년 만기 정기예금에 1억원을 맡겼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세전이자는 300만원이지만 이 중 46만20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일시납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고 납입금액이 1억원 이하인 경우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적립식 저축성보험은 5년 이상 납입 및 10년 이상 유지하고, 월납 보험료가 150만원 이하인 경우 세금이 면제됩니다.
이자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등을 합해 연 2000만원이 넘으면 최대 49.5%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데, 저축성보험의 이자소득은 2000만원을 계산할 때 제외된다는 의미입니다. 소득세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에서도 제외돼 건보료 부담도 낮출 수 있습니다.
1억원을 초과해 가입하는 경우 비과세 혜택은 없지만 과세이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축성보험의 이자소득세는 수령액이 납입원금을 초과하는 순간부터 과세됩니다. 즉, 만기 시점 원리금을 한꺼번에 수령하지 말고 원금을 초과하는 이자에 대해선 나눠서 인출하는 전략을 쓰는 겁니다. 이때 수령할 이자가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해 연간 2000만원이 넘지 않도록 조절해 수령해야 합니다.
실제로 금융소득이 많이 발생하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저축성보험은 절세 ‘효자’ 상품으로 꼽힙니다. 김정은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은 “고액 자산가들은 단순 수익률만 좇기보다는 금융자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면서 절세를 하길 원한다”며 “(일시납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인 1억원을 초과하더라도 과세 이연에 포커스를 맞춰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표면금리보다 환급률 중요
저축보험 가입 전 반드시 짚어봐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상품의 ‘표면금리’만 보고 가입해선 안 된다는 점인데요. 저축보험은 은행 예적금과 달리 사망·재해 보장 기능이 있어 사업비(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보험에 가입할 때 사업비를 제하기 때문에 실제 받는 이자는 납입 보험료에 표면금리를 곱해 계산한 금액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저축보험의 공시이율과 은행의 예금금리가 똑같이 3%라도 실제 이자는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축보험에 가입할 땐 만기 시 해약환급금이 얼마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예컨대 가입 시 1억원을 일시납했다면 10년 뒤 얼마를 돌려받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상품설명서와 약관 등에 관련 내용이 있으니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저축성보험은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것보다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전용 상품은 방카슈랑스 또는 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상품보다 수수료가 적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나온 인터넷 전용 상품의 경우 가입 후 1개월여만 지나도 환급률이 100%를 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환급률 가장 높은 저축보험은
그렇다면 가장 환급률이 높은 저축성보험은 어느 회사 상품일까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운영하는 ‘보험다모아’ 웹사이트에선 저축성보험 상품별 환급률을 공시하고 있는데요.현재 금리확정형 상품 중에선 한화손해보험의 ‘프리미엄저축보험 무배당 2404’의 환급률이 가장 높습니다. 10년 만기 시 127.0%를 보장하는데요. 1억원을 일시납으로 가입하면 10년 뒤 1억2700만원가량을 세금 없이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은행 예금으로 계산하면 연 3.2%(단리 기준) 수준입니다.
당장 목돈은 없지만 장기간 꾸준하게 저축하고자 한다면 적립식 보험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적립식 보험 역시 ‘보험다모아’ 웹사이트에서 상품별로 비교할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좀 더 접근성이 높은 채널이 생겼습니다.
지난달 말 네이버페이가 주요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을 한눈에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출시했는데요. ‘보험다모아’에서 상품 정보만 비교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네이버페이 서비스에선 상품 비교 후 가입까지 한 번에 가능합니다. 현재 삼성·교보·한화생명의 적립식 저축보험 상품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저축성보험에 가입할지 고민이라면 꼭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저축성보험은 ‘단기’ 상품이 아닌 5~10년 이상 ‘장기’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예컨대 3년 이하 목돈을 묻어두고자 한다면 은행 예금이 수수료, 금리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김종모 KB라이프 WM은 “저축성보험은 가입 초기 사업비(수수료)가 빠지기 때문에 단기간 운용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은행의 저축 상품과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 대한민국 평균 은퇴연령은 51세에 불과합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지금부터 철저한 재테크 플랜이 필요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주식뿐 아니라 채권, 예금, 파생상품, 부동산 등 각종 금융상품을 통한 자산관리 전략을 매주 2회 화요일과 목요일에 연재합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거나 포털에서 [일확연금 노후부자]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재테크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