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회사 TSMC가 내년 연구개발(R&D)과 설비 확충 등에 최대 50조원을 투입한다고 대만 경제일보 등이 1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는 내년에 2나노(1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반도체 공정 연구개발과 ASML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등을 위해 320억∼360억달러(약 44조1000억~49조6000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올해 투자액이 280억∼320억달러(약 38조6000억∼44조1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12.5∼14.3% 늘어난 수준이며 2022년(362억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투자를 서두르는 이유는 최근 인공지능(AI) 붐으로 미국 엔비디아와 애플 등 고객사도 적극적으로 TSMC의 2나노 공정 채택을 고려하고 있어서다. 반도체 회로 선폭이 좁아질수록 소비 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양산 단계인 최첨단 공정은 3나노급이다. 애플, 엔비디아, 인텔, 퀄컴,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 고객사의 3나노급 반도체 주문도 대부분 TSMC로 몰리고 있다.
TSMC는 대만 남부과학단지를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북부 신주과학단지 바오산 지역과 남부 가오슝 난쯔과학단지 등 대만 전역에 최소 8개 2나노 공장을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남부과학단지의 2나노 공장에선 내년 말 이후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일보는 “TSMC가 3나노와 5나노 파운드리 호황으로 충분한 현금 여력을 확보한 덕에 안정적으로 생산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투자 규모 확대가 배당금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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