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에) 나갈 거면 나랑 최소한 상의나 통보도 해야지, 안 나갈 것처럼 해놓고 이렇게 하면 되나요. 나가려면 당정 관계의 묵은 갈등은 해소를 하고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희룡 후보 발언 中)
"저는 좀 의아한 게 그냥 그분이 제가 굉장히 열심히 도와줬던 것에 대해 고마워서 밥 사겠다고 만난 거고 거기서 그런 얘기할 상황 아니었습니다." (한동훈 후보 발언 中)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원희룡 후보(전 국토교통부 장관)와 한동훈 후보(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 지난 5월 비공개 만찬에서 한 후보가 전당대회 불출마를 얘기했는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 후보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5월 원 전 장관을 만났을 때 전당대회에 안 나간다고 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런 얘기할 상황이 아니었고 그런 얘기를 안 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렇게 둘이서 사적으로 만나서 한 얘기를 한참 지나서 입맛에 맞게 왜곡해서 얘기하는 것이 좀 이상해 보이더라"며 "저희는 그런 거 상의할 사이는 아니다. 그리고 그때가 5월 초인데 무슨 전당대회까지 얘기하겠냐?"고 반문했다.
김현정 앵커는 "두 분의 기억이 이렇게 지금 다른 상황이다"라며 "출마를 선언한 결정적 계기는 뭐였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는 "한 1년 이상 더 성찰하고 시간을 보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저는 우리가 심판받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타파할 만한 어떤 계기라든가 전환점을 마련할 만한 분위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지금 나서는 게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그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지금 나서는 게 지금의 우리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 기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느냐, 그것만 오랫동안 생각했다"면서 "제가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고 했다.
이후 원 후보는 이날 충북도청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한 전 위원장은 당시에는 총선 패배의 책임 때문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명시적으로 또는 그것을 전제로 모든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이) '바보가 아닌데 그걸 나갈 이유가 있겠냐'고 얘기를 했다"며 "그래서 우리는 묵시적으로 그걸 전제하고 그에 대해서 더 깊은 얘기를 안 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총선 참패 이후 잠행 중이던 지난 5월 12일 서울 모처에서 원 후보와 회동했다.
당시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사퇴 이후 정치인을 만난 것은 원 후보가 처음이라 이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얘기를 나눴을지 관심이 쏠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