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키스오브라이프(KISS OF LIFE)가 '핫걸' 수식어를 넘어 '서머 핫걸' 자리에 도전한다.
지난해 데뷔한 키스오브라이프는 지금까지 총 세 장의 앨범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왔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내세워 강렬한 무드를 강조해 왔던 이들은 '핫걸'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위 모습에 탄탄한 실력까지 뒷받침되며 키스오브라이프는 꾸준히 계단식 성장을 이뤄내는 중이다.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 회사에서 이러한 성장 곡선은 이례적이다. 음원차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말까지 따른다.
새 디지털 싱글 앨범 '스티키(Sticky)' 역시 좋은 흐름을 이어갈 기세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인 '스티키'는 발매 당일인 1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의 실시간 차트인 '톱 100'에 곧바로 진입했다.
'스티키'를 통해 키스오브라이프는 처음으로 밝은 에너지에 도전했다. 앨범 발매 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띠는 "데뷔한 지 1년밖에 안 된 신인인데 벌써 4번째 활동이다. 대중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관심 주신 덕분에 빠르게 컴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다. 다음 앨범도 바로 준비하고 있다. 쉴 틈 없이 열심히 달리고 있다"며 웃었다.
'스티키'에는 총 두 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스티키'는 청량하고 중독적인 멜로디와 매력적인 스트링, 아프로비트 리듬의 그루브가 돋보이는 곡이다. 쥴리는 "우리에게 딱 맞는 여름 곡"이라면서 "여태까지 키스오브라이프가 강렬하고 퍼포먼스적으로 힘이 센 자유를 표현했다면 이번 여름에는 밝고 청량하고 밝은 느낌으로 건강미를 끌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수록곡 '테 키에로(Te Quiero)'는 드라마틱하고 정열적인 라틴 풍의 멜로디와 낭만적인 무드가 어우러진 곡이다.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하는 한여름 밤 꿈속 연인의 모습을 가사로 담아냈다. 타이틀곡 못지않게 키스오브라이프와 잘 어울리는 명곡이다.
벨은 "'테 키에로'는 내가 작곡·작사에 주로 참여해서 더 의미가 있는 곡이다. 황홀한 여름밤을 선사하는 곡이다. 퍼포먼스도 있는데 굉장히 매력적이다"고 강조했다.
상반된 분위기의 '서머송' 두 곡인 만큼 타이틀 선정에 고민은 없었을까.
벨은 "'스티키'는 청량한 여름 낮에 잘 어울리고, '테 키에로'는 뜨거운 여름밤이 떠오르는 노래다. 두 곡의 색깔이 워낙 달라서 고민이 많았지만 '스티키'를 타이틀로 하는 데 멤버 전원의 의견이 취합됐다. 청량하고 '핫걸미' 넘치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우리다운 모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대에서 최대한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멤버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나띠는 "멤버들이 제일 편하게 준비한 곡이었다. 이전에는 어떤 캐릭터에 몰입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고민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노래였다"며 미소 지었다.
하늘 역시 "준비하는 내내 행복했다. 빨리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다. 노래가 시원·청량해서 들으면 웃음이 나오는 노래다.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폴란드에서 촬영된 뮤직비디오는 곡의 분위기, 멤버들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매력적인 영상으로 완성됐다.
나띠는 "처음으로 원테이크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제일 중요한 게 퍼포먼스인데 폴란드 댄서분들의 에너지, 바이브가 완전 다르더라. 같이 연습하면서 많이 배웠다. 우리가 '핫걸'이라고 생각했는데 폴란드 언니들의 바이브를 보니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청량함'이라는 단어가 가진 기존 이미지를 깨버리는 키스오브라이프만의 청량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도 남달랐다. 쥴리는 "청량하면 대부분 순수한 청량을 떠올리지 않냐. 우리가 해석한 청량은 조금 더 밝고 행복함에 가깝다. 무조건 순수한 게 청량이라기보다는 '핫걸 언니들도 청량할 수 있어. 우린 지금 너무 즐겁고 행복해. 그리고 너무 자신 있어'라는 게 우리가 해석한 청량"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핫하지만 그 안에 순수하고 밝은 귀여움이 있는 '반전 매력'을 대중분들이 신선하다고 느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벨은 "청량해 보이게 춤을 춘다기보다는 네 명이 행복하게 춤추는 자체에서 대중분들에게 청량한 에너지를 주고 싶다"고 부연했다.
자유분방함은 키스오브라이프가 데뷔 때부터 강조해온 이미지다. 이번 앨범 아트웍에는 나비 형상이 들어가 눈길을 끄는데, 이 역시 키스오브라이프가 나아갈 지향점을 더 명확히 말해주는 요소다.
벨은 "아트웍 디자인 외에도 액세서리 등에 나비가 많이 들어가 있다. 나비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유영하는 생물체이지 않냐. 우리가 계속 모든 앨범에서 자유를 얘기해왔는데 이번에는 나비처럼 목적지 없이 유영하는 자유를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을 구체화하는 데에는 이해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할이 컸다고. 이 디렉터는 '프로듀스 101', '아이돌 학교'에 출연했던 참가자로 키스오브라이프의 엄마로 통한다. 데뷔 때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함께 하며 팀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했다.
벨은 "해인 디렉터님은 워낙 우리한테 인간적으로 다가와 준다. 작업물 관련 이야기 외에도 고민을 많이 들어주는 편이다. 내가 힘들어하던 시기에 해인 디렉터님께 '나비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걸 듣고 그 자체를 소재로 만들어서 앨범을 만들어 보면 팀과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 그걸 출발점으로 이 아트웍을 만들어낸 게 멋있다. 우리를 인간적으로 바라봐 줘서 시작될 수 있었던 작업물인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키스오브라이프는 이번 활동을 앞두고 기대감이 유독 컸다. 쥴리는 "항상 어떤 색깔과 콘셉트를 대중분들에게 각인시킬지 고민했는데 이번만큼은 고민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이게 우리의 색이다'라는 확신이 있다. 어떠한 꾸밈이나 고민 없이 우리답게 재밌게만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벨 또한 "뮤직비디오를 찍고 와서 멤버들이랑 밥을 먹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했다. 뮤직비디오를 찍고 이렇게 후련하고 행복한 감정만 있었던 적이 없었다"면서 "폴란드의 햇살 아래서 노래 부르고 춤추는 자체가 행복한 추억이라 자연스럽게 예쁜 모습이 나온 것 같았다. 그전에는 '멋있다', '잘한다'고 생각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예쁘다'고 생각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끝으로 목표를 묻자 나띠는 "저번에는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해서 라이브 앙코르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더 욕심이 난다"면서 "음악방송 1위뿐만 아니라 국내 차트에서도 순위가 올라갔으면 한다. 또 지난번에 '빌보드 200'에 들었으니, 이번엔 '핫 100'에 들어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쥴리는 "'스티키'가 우리의 히트작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고, 나띠는 "여름에 맞게 '서머퀸', '서머 핫걸' 키스오프라이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