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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창업 초기부터 회계·재무 관리를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려 합니다. 숫자로 증명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상장과 인수합병 등의 과정에서 발목이 잡히기 마련이죠"
스타트업의 재무와 회계 관리를 지원하는 브릿지파트너스의 강래경 대표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브릿지파트너스는 지난해 1월 국내 대형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던 강 대표를 비롯한 강경구·신정호·조형래 회계사 4명이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장과 재무실사, 벨류에이션 측정, 비상장주식 평가, 최고재무책임자(CFO) 아웃소싱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장과 CFO 서비스는 월 구독 형태로 수익을 내며 실사 등은 용역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고객사는 샌드박스와 알고케어, 에이아이트릭스 등 시드 단계부터 프리 IPO 단계의 스타트업 600곳 이상으로 총 4000억원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사의 중소기업 컨설팅팀에서 근무하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표들이 회계·세무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몸소 느끼고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강 대표는 “창업 전 4명의 공동창업자가 전국 8도를 돌면서 800여명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났다”며 “매출 100억원이 넘는 스타트업 대표조차 세무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도움받을 곳이 마땅치 않을 만큼 회계와 세무 분야의 접근성이 낮았다”고 창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초기 기업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재무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로 창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창업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고객사는 빠르게 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사들이 재무적으로 증명이 된 곳에만 투자를 진행하자 브릿지파트너스를 찾는 수요는 급증했다. 연간 인수합병(M&A) 관련 자문은 2000건 이상, 기장 서비스는 분기별 20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스타트업 파두가 뻥튀기 상장으로 논란이 되자 업계에서 재무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조형래 대표는 “최근 들어 스타트업도 과거보다 재무 수치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며 “기업 자체적으로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하고자 하는 노력을 많이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조 대표는 ”투자금액이 1억원대인 액셀러레이터(AC)에서도 약식 검토 등의 실사를 요청해 투자한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며 “수년 전까지만 해도 시드 투자나 프리시리즈A단계에서 재무 실사를 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투자금 유치부터 상장과 M&A 등 투자금 회수 과정까지 회계적으로 숫자가 증명돼야 탈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릿지파트너스는 스타트업의 성장 전반에 걸쳐 재무·회계 솔루션을 제공한다. 초기 스타트업은 장부를 관리하는 세무 기장 서비스를 받는다.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들어오면서 스타트업의 자산과 부채, 손익 등의 정보를 검증하는 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시리즈A 투자 단계에선 벨류에이션 보고서가 필요하고 매년 임의 감사를 받아 투자사에 제출해야 한다. 상장할 때가 되면 비상장 회사의 재무제표를 국제회계표준(IFRS) 기준으로 변환하는 컨버젼 작업이 필요하다.
강경구 대표는 “스타트업은 특이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스타트업에 특화된 재무·회계 컨설팅이 필요하다"며 “시리즈 A~B단계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CFO 아웃소싱 서비스를 통해 회계·세무 이슈를 지원하고 정식 CFO를 선임할 때까지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호 대표는 ”사업 초기 상당 기간은 결손 누적과 부채 과다로 재무 구조가 취약할 수 있다“며 “혁신적인 기술도 중요하지만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기본적인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