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의 창작극 ‘리어’가 10월 3일부터 나흘간 유럽 최대 규모 공연예술센터인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의 근간은 영국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 셰익스피어 원작에 판소리를 담은 한국의 창극이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으로 입성하는 것이다.
창극 ‘리어’는 2022년 한국 초연에서 서양의 고전을 우리 말과 소리로 참신하게 재창조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영국 바비칸센터는 이 점에 주목해 올해 시즌 레퍼토리 작품으로 초청했다. 바비칸센터 홈페이지에도 ‘연극·무용 가을·겨울 시즌작’으로 ‘리어’를 가장 먼저 게시해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국립창극단의 ‘리어’는 시간이란 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인간의 욕망, 어리석음을 2막 20장(180분)에 걸쳐 그려낸 작품이다.
딸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배신 당한 리어왕의 비극을 노자의 사상과 연결 지은 것이 특징이다. ‘천지불인(세상은 어질지 않다)’이라는 노자의 말에 힌트를 얻은 작가와 연출가는 노자가 깨달음을 얻은 물상인 ‘물(水)’을 작품 곳곳에 연출했다.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소리꾼 김준수, 유태평양은 각각 리어왕과 신하 글로스터 백작 역을 맡았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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