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8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 공영방송 3사 임원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전날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안을 제출한 야당은 현장으로 달려가 김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구했고, 여당은 야당을 규탄하며 방통위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방통위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방송공사(KBS), 방문진,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임원 선임 계획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KBS와 방문진 이사 공모를, 다음달 12일부터 25일까지 EBS 이사 공모를 진행한다. KBS 이사는 방통위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방문진 이사 및 감사, EBS 이사는 방통위가 임명권을 갖는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2인, 국회가 추천하는 3인 등 위원 5인으로 구성되는 기구지만, 현재는 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와 감사 임기가 8월 12일 종료되는데 선임 절차에 최소한 4~5주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 임명 절차를 늦출 수 없다”며 계획안 처리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날 방통위에 항의 방문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불법 2인 심의를 당장 멈추고 국민의 부름인 탄핵소추와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도 방통위 앞으로 달려가 맞불 기자회견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김 위원장 탄핵안 발의를 규탄하며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이 뻔한데도 문재인 정부 시절 방송 장악 시나리오 등을 근거로 구성된 현재의 MBC 방문진 체제를 무한 연장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 탄핵안은 다음달 2일 본회의에 보고된 뒤 3일 또는 4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탄핵안 처리 전에 김 위원장이 사임하고, 새 방통위원장이 방송사 임원 교체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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