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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노출에도 치명적…화성 참사 '염화티오닐' 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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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31명을 낸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가 발생한 당일 ‘독가스 원료’로 알려진 염화티오닐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현장에 오래 있던 경찰과 취재진 중에서 속이 메스껍다거나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리튬배터리 3만5000여 개가 불타면서 배터리에 전해질로 쓰이던 염화티오닐 성분이 공기 중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8일 환경부는 화재 발생 장소인 아리셀 공장 3동 1층에 있던 염화티오닐 등 폐전해액과 잔류 전해액 총 1200L를 전날 수거 처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염화티오닐은 원형통에 담겨 유출이 없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현장 주변에서 염화티오닐 등 유해 화학물질 유출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대기오염 농도도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해 물질 유출이 없다’는 환경부 발표가 섣부르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전해질 원료인 염화티오닐은 불에 타지 않아 기화돼 날아간 후 다시 지상으로 떨어지기에 대기질 측정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화재 당일 염화티오닐이 기화된 상태로 얼마나 확산했는지 알 수 없어 주변 지역 벽과 바닥 샘플을 채취하는 등 대기질 측정보다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흡입만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염화티오닐은 화학무기금지협약에 등재된 위험물질이다. 미국 소방산업기술원(NFPA)은 염화티오닐을 최고로 위험한 ‘매우 위험(4단계)’으로 분류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관리 규정에서도 염화티오닐 성분을 포함한 물체에서 화재가 나면 반경 800m에서 사람을 이격해야 한다.

하지만 화재 발생 당일 현장 상황실, 소방·경찰 실무자 대기 장소, 임시 기자실은 모두 현장에서 200m도 떨어지지 않은 공간에 마련됐다.

박 교수는 “화재 당일 당국이 안전 문자를 발송하고 주민을 대피시키는 동시에 현장 요원에 대해서도 안전을 먼저 확보했어야 하는데 대처가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정희원/김다빈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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