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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기록만 2만 페이지…20년 전 '영월농민회' 피살사건 해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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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강원 영월에서 발생한 '영월 농민회 간사 피살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지 주목된다.

28일 춘천지법 영월지원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오전 11시 영장 심문실에서 검찰이 살인 혐의로 청구한 A씨의 구속 영장 실질 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한다.

검찰은 A씨가 20년 전인 2004년 8월 9일 오후 영월읍 농민회 사무실에서 모 영농조합법인 간사 B씨의 목과 배 등을 십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범행 현장에서 '샌들' 족적을 확보한 경찰은 족적과 일치하는 샌들의 주인인 A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강원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장기 미제살인 사건으로 남아 있던 이 사건을 2014년 재수사에 나섰다. 사건 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분석했고, 사건을 재구성함과 동시에 '증거(족적)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과학적 근거와 신념을 토대로 7년여에 걸쳐 족적을 재감정했다.

결국 당시 사건 현장의 족적과 유력 용의자 A씨의 족적이 특징점 10여 개가 99.9%의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회신 결과가 2020년 6월 나오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분석 결과에 현장 족적의 증명력 보강 등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유력 용의자 A씨를 같은 해 11월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송치했다.

검찰 역시 송치 후 추가 압수수색과 감정 등 3년 7개월에 걸친 증거 보완 등을 통해 A씨가 영농조합법인 사무실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범인일 것으로 판단하고 영장을 청구했다. 사건 발생부터 이번 영장 청구까지 20여년간 쌓인 검경의 수사 기록만도 2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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