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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갤러리스트] 호크니·쿠닝이 사랑한 '판화 미술'의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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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통의 판화 공방 ‘제미나이 G.E.L.’을 공동 창립한 갤러리스트 시드니 펠센이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숙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99세.

1966년 설립된 제미나이는 미국 서부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갤러리다. 1960년대 석판화와 실크스크린 부흥기를 견인하면서 판화가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 거듭나는 데 기여했다. 빌렘 드 쿠닝,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40대 초반에 판화 장인 케네스 타일러의 작업실을 방문하며 판화의 잠재력에 매료됐다. 펠센은 대학 동창 스탠리 그린스타인(1924~2014)과 타일러의 작은 작업실을 갤러리로 꾸며나갔다.

펠센은 혁신에 대한 개방성을 무기로 예술가를 끌어모았다. 원작자와 판화 인쇄업자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며 ‘한정판 판화’ 제작 방식을 정립했다. 밤새도록 전시 오프닝 행사를 비롯한 사교 모임을 열며 초기 LA 예술계를 결집하는 데 한몫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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