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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지사 "대한민국 위기 극복, 국토 밸류업 위해 완전한 자치권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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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강, 산, 바다 어느 하나 지역민의 의사대로 개발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수해를 막기 위해 하천을 준설하려 해도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지방자치가 변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습니다. 완전한 자치권을 가지고 500만 명 규모의 경제권을 구축할 때 대구·경북은 신공항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발전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도지사와 시장이 중앙부처에 건의하고 사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함께할 수 있는 통합자치정부 출범이 중요합니다.”

최근 농업, 저출생 극복, U시티, 이민정책, 산림대전환 등 국토의 가치를 높이는 국가적 아젠다를 경북에서 실현하며 전국적 주목을 받는 이철우 경북지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슈가 된 대구경북행정통합의 필요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경북의 캐치프레이즈가 요란한 구호가 아니라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북의 농업 혁신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경북 농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2022년 6월 농업대전환 비전을 선포하고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핵심은 농업의 규모화, 기계화, 첨단화를 통한 농가소득 배가(倍加) 실현이다. 혁신농업타운 조성, 첨단 스마트농업 확산, 미래형 사과원 조성, 가공산업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농업타운 1호인 문경 영순지구는 전국 최초로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을 도입했다. 벼농사만 짓던 110㏊의 농지를 법인 주도로 규모화했다. 하절기에는 콩을, 동절기에는 양파와 감자를 심는다. 단지 내 농업소득(조수익-경영비)은 기존 벼 단작(7억8000만원)에 비해 3배 넘게 증대된 24억8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농가소득은 2배로 불어났다. 추후 양파, 감자 작황에 따라 추가 배당도 있을 예정이다. 지방이 이끄는 농업과 농촌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 농사짓는 사람이 더 잘살고 농촌에 청년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한 경북을 만들어가겠다.”


▷저출생과의 전쟁은 올해 경북도정의 하이라이트다. 경북만의 시그니처 정책을 소개한다면.

“올초 경상북도가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자 ‘왜 경북이’ 하는 우려가 컸다. 정부가 18년간 380조원을 투입하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이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했다. 끝장토론을 열고 현장을 누비며 출산 주체들의 의견을 들은 뒤 체감도 높은 대안을 내놓는 데 집중해 지난 5월, 저출생 극복 100대 실행과제를 마련했다. 이제는 정부가 경북의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핵심 정책으로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돌봄’이 출산을 주저하는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365일 24시간 완전돌봄을 구현한 경북공동체 돌봄인 ‘K보듬’ 제도를 마련했다. 오는 7월부터 5개 시·군에서 42개소를 시범 운영해 전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요응답형 노란버스 운영도 중요하다. 보육 주체들에게 가정~학교~학원~돌봄센터 간 이동이 가장 큰 고민이다. 전문교육을 받은 교사가 탑승해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우선 5개 시·군에서 12개 노선을 시범 운영한다. 소상공인 6개월 출산휴가제도는 전국 최초로 시행한다. 도내 기업 96%가 소상공인인데 지금까지 육아 대책에서 사각지대였다. 자녀를 출산하는 소상공인에게 대체인력 인건비로 6개월간 1200만원을 지원한다. ‘육아기 부모 단축 근무제’도 빼놓을 수 없다. 초등학교 2학년 미만 자녀가 있는 근로자가 단축 근무하면 정부 보전액인 200만원에 더해 400만원까지 통상임금을 지원한다. 온종일 완전 돌봄 정착과 여성의 경력단절 해소를 위한 일자리편의점도 운영한다. 일과 돌봄을 병행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듯 1일에서 3개월 단기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저출생은 단기간 또는 현금성 지원으로 해결될 일이 절대 아니다. 저출생 해법은 경상북도에 있음을 증명해 보이겠다.”

▷돌봄융합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저출생으로 인한 그늘에서 희망을 만들고자 한다. 저출생은 국가와 지방의 존립이 걸린 사안이다. 지금 나서야 한다. 정부 주도의 하향식이 아니라 경북이 주도하고 국가가 지원하는 구조다. 저출생 극복을 가로막는 현장의 숨은 규제도 상당하다. 현장을 잘 아는 지방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기존 정책, 제도에 구애받지 않고 저출생 극복 사업을 현장에서 신속히 집행할 수 있는 돌봄융합특구로 지정받아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로부터 권한을 대폭 넘겨받아 불완전한 국가 돌봄 정책을 완전체로 만들겠다. 성공하면 국가 저출생 극복 모델이 될 것이다.”

▷소멸 위험 시·군에 K-U시티라는 사업을 하고 있다.

“K-U시티는 대학·기업·지방정부가 상생 협력하고 교육·취업·주거·결혼 등을 통합 지원해 청년들을 지방에 정주시키는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17개 시·군, 28개 대학, 31개 고교, 93개 기업이 참여했다. 울릉군은 글로벌 그린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영덕군은 해양웰니스 U시티를 조성하고 있다.”

▷국토 밸류업 차원에서 산림대전환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경북은 백두대간, 낙동정맥 등 천혜의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산림면적이 129만㏊로 전국의 20%를 차지한다. 경북 면적의 70%다. 특히 사유림 면적은 91만㏊로 전국 1위다. 또 임산물 생산액도 전국 1위인데 송이, 대추, 오미자 등 상위 10개 품목의 생산 1위 지역도 경북이다. 경상북도가 산림자원국을 신설하는 이유다. 핵심은 산림자원을 활용한 소득 중심의 산림대전환 추진이다. 5년 안에 임산물 총생산 3조원(현재 1조3000억원)과 임가소득 5000만원(현재 3300만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경북 경주시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유치에 성공했다.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경북 경주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는 1000년 수도, 역사문화도시의 강점 덕분이다. 경주는 1500년 전 이탈리아 로마, 튀르키예 이스탄불, 중국 시안과 함께 세계 4대 도시에 들 만큼 위대했다. 그동안 산업 발전에 부응하지 못해 작은 도시로 전락했지만 APEC을 계기로 다시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도록 역대 어느 대회보다 멋지고 알차게 치르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매력을 한류와 함께 세계에 홍보할 기회인 만큼 경북, 경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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