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애'라고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나이가 아닌 정치적 미성숙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한 전 위원장을 비난해오면서 거듭 '애'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내가 애라고 말하는 것은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고 정치적 미성숙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는 나이가 더 어려도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난장판 국회를 만들어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어 놓고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총선 참패 주범들이 두 달도 안 돼 또 무리를 지어 나서는 것은 정치적 미숙아를 넘어 이재명 대표 못지않은 뻔뻔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혹독한 심판을 당하고 퇴출당할 것"이라며 "얼치기 검사 출신이 더 이상 우리 당을 농락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지명직(비대위원장)은 어쩔 수 없었지만, 선출직(당 대표)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홍 시장은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 이후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그는 총선 직후인 지난 4월부터 총선 참패는 한 전 위원장의 정치 역량 미달 때문이라는 취지로 페이스북에서 "총선 말아먹은 애", "다시는 우리 당에 얼씬거리지 마라" 등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했었다.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을 공격하는 배경에는 한 전 위원장의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있다. 보수 진영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던 한 전 위원장이 보수 정당 당권을 잡아선 안 된다는 게 홍 시장의 주장이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적폐 청산' 수사를 언급하면서 같은 논리를 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