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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고령층 고용 확대"…전기 근로자 정년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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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오는 8월부터 송전탑 작업 자격증의 연령 제한을 폐지한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일자리 미스매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전은 65~67세이던 송배전 근로자의 기능 자격 연령 제한을 8월부터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2020년 배전 자격증 4종의 연령 제한을 없앤 데 이어 이번에 송변전 기능 7종의 연령 제한도 폐지한 것이다. 배전 근로자는 전봇대 보수·운영 등을, 송변전 근로자는 송전탑 보수·운영 등을 주로 한다.

이번 조치로 송배전 근로자 정년이 사실상 무한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한전 협력사에 고용된 송배전 근로자는 기능 자격이 65~67세에 자동 만료돼 따로 정년이 없었다. 이번에 한전이 기능 자격 연령 제한을 전면 폐지하면서 송배전 근로자 정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현재 해당 자격증을 소유한 6370여 명이 이번 조치의 혜택을 우선적으로 받는다. 연령 제한을 넘겨 자격증이 만료된 근로자도 자격증을 재발급받을 수 있다. 4년 전 연령 제한을 폐지한 배전 기능 자격의 경우 전체 자격 보유자(6만1836명) 중 942명(1.6%)이 기존 연령 제한 기준이었던 63세 이후에도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전은 8월부터 기능 자격을 갱신할 때 건강검진 결과나 국민체력인증서(1~2등급)를 필수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또 고령 근로자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 전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한다.

한전이 제도 개편에 나선 것은 청년이 기피하는 일자리에서 숙련 노동자를 찾기 어려운 문제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한전 관계자는 “송배전 관련 업무는 젊은 사람이 기피하는 데다 기존 자격 소지자가 고령화되면서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변전 전기원 자격의 유효 기간을 65세로 일률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한 것도 제도를 개선한 계기가 됐다. 변전 2급 작업자 A씨는 2022년 인권위에 “장비 발달로 변전 업무에 높은 체력이 요구되지 않는다”며 단지 나이를 이유로 자격에 제한을 두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진정서를 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번 조치가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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