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은행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이례적으로 근속 기간에 따라 임금을 인상하는 연공급을 폐지한다. 시니어 직원 연봉을 자동 삭감하는 제도도 없앤다. 나이와 상관없이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우수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2026년 1월 연차 대신 능력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로 인사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가 강하던 은행권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역할과 능력을 중심으로 보상 체계를 바꾸는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풀이했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20대 직원도 능력에 따라 연봉 2000만엔(약 1억8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은행 외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동종 직무 급여를 참고해 연봉을 결정하는 구조 역시 도입한다. 디지털 분야 등 전문 인력은 5000만엔 안팎의 연봉도 가능하다.
중장년 직원의 처우도 개선한다. 지금은 51세부터 주요 관리직을 제외하고 일률적으로 급여를 삭감하고 있다. 2026년에는 이 제도를 폐지하고, 51세 이후에도 실적에 따라 급여가 오르거나 승진할 수 있도록 바꾼다. 60대에도 지점장에 오를 수 있다.
일방적 전근 제도도 고치기로 했다. 이사까지 해야 할 때 전근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가족 사정 등으로 이사를 희망하지 않는다고 신고하면 근무지를 옮기지 않아도 된다. 이사를 결정한다면 전근 기간 최대 200만엔의 추가 수당을 지급한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인사 제도 개혁에 나선 것은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무에 따라 보수가 결정되는 외국계 금융회사는 급여 수준이 높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젊은 나이에도 높은 직급을 맡는 사례가 많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노사 협의를 거쳐 세부 사항을 확정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의 중도 채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젊은 직원의 이직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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