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부터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업체까지….’
인공지능(AI)·로봇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AI 랠리가 올해 국내외 증시를 달구면서 뭉칫돈이 몰리자 저마다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25일 ‘KODEX 미국AI테크TOP10’을 상장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를 포함해 알파벳, 애플, 아마존 등 AI·로봇 관련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한다. 빅테크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ETF 상품 중 유일하게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편입하는 점이 특징이다.
신한자산운용도 다음달 중순 ‘SOL 미국AI전력인프라’를 출시한다. AI·로봇에서 데이터센터로 테마를 확장했다. 데이터 서버 업체 버티브홀딩스, 전력회사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등을 편입할 계획이다.
AI·로봇 ETF는 올초부터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가 올해 들어서만 173% 이상 급등하면서다. AI 테마의 열기가 달아오르자 상반기에만 관련 테마 ETF가 네 종 출시됐다. 두 종의 ETF가 추가로 상장하면 국내 AI 로봇 관련 ETF는 16개로 늘어난다.
작년에는 ‘파킹형 ETF’ 출시 붐이 일었다. 불안한 물가와 금리 불확실성으로 늘어난 대기성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출시했다. 하지만 올 들어선 AI·로봇 테마로 인기가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로봇 ETF는 수익률 상위권도 휩쓸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글로벌온디바이스AI’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3.13%에 달했다.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등 다른 ETF도 각각 10% 이상의 수익을 냈다. 대부분 엔비디아 비중이 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여전히 AI·로봇 테마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관련 ETF에 투자한다면 엔비디아 비중을 고려해 상품을 선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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