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17일 14: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게임사들이 자금조달 창구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 리스크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최근 국내 게임사가 실적 개선을 골자로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업황 반전에 성공하고 있지 못한 분위기다.
1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컴투스와 펄어비스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강등했다. 컴투스와 펄어비스의 신용등급이 ‘A-’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한기평의 설명이다. 컴투스는 연결기준 2022년과 2023년 각각 167억원과 332억원의 적자를 냈다. 핵심 지식재산권(IP)이 부진한 것도 부담이다. 주력 콘텐츠 ‘서머너즈워’의 신규 유저 유입 정체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계열사도 말썽이다.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 마이뮤직테이스트 등 미디어 콘텐츠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했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신작 개발을 위한 인력 투입, 자회사 신규 편입에 따른 고정비부담 확대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합리화 전략 추진 성과와 이익창출력 개선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도 주력 IP 진부화, 신작 출시 지연 등에 따른 영업실적 저하로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히트작인 ‘검은사막’ IP 노후화와 함께 신작 ‘붉은사막’의 출시가 계속 지연된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사 신용도가 하향되면서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게임사들이 2021년 발행한 회사채들의 만기가 줄줄이 대기 중인 점이 부담이다. 펄어비스는 오는 7월 2021년 발행한 147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펄어비스 측은 공모 회사채 대신 보유 현금 상환, 은행 대출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컴투스도 오는 7월 12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를 대비해야 한다.
단기 자금 시장을 기웃거리는 게임사도 나타나고 있다. 넷마블은 이달 기업어음(CP) 1년물 1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장기 CP는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매각에 따른 기업 평판 훼손 리스크가 적은 편이다. 넷마블의 신용등급이 ‘A+(부정적)’으로 추가 하향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 자금 시장으로 우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