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기 총선 실시와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의 집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프랑스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RN이 내세운 감세 및 정부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건전성 우려가 부각되며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프랑스 증시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9일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결정한 뒤 CAC40지수가 14일까지 5거래일간 6.2% 빠졌다. 2022년 3월 이후 주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14일 하루 동안 2.7% 내렸다. 은행 주가도 한 주 동안 급락했다. 프랑스 3대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은 같은 기간 각각 11%, 12%, 15% 급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격차는 0.82%포인트까지 올라 2017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이언 스틸리 JP모간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프랑스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커졌다”며 “프랑스 총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현재 시장 수준에서 포지션을 구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린 르펜 RN 대표가 주도하는 정체성과민주주의(ID) 연합은 이달 6일부터 9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9석 늘어난 58석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프랑스 조기 총선의 여론조사에서도 RN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14일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푸앵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RN은 29.5%의 득표율이 예상된 반면 마크롱의 중도 동맹은 18%에 그쳤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번 총선에서 극우나 좌파가 승리할 경우 그들의 막대한 지출 계획으로 인해 유로존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 프랑스가 금융 위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우 돌풍’에 맞서기 위해 이달 13일 좌파 정당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출범했다. 이어 15일 마크롱 대통령의 전임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NFP 후보로 이번 총선에 ‘깜짝’ 출사표를 던졌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예외적 결정”이라면서 “극우파 위험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무관심할 수 있겠냐”며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르푸앵 여론조사에 따르면 NFP는 28.5%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