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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 전기수요 폭증"…변압기업체 '거침없는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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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압기 시장이 ‘제2의 슈퍼사이클’을 맞았다. ‘전기 먹는 하마’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세계 곳곳에 들어서면서 여기에 전기를 공급하는 초고압 변압기의 수요 증가 사태가 빚어진 데 따른 결과다.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관련 기업 몸값도 폭등하고 있다. 폭발적 변압기 수요에 대응하고자 LS일렉트릭은 1주일 새 13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 몸값은 5년 새 40배 폭등했다. 2019년 12월 이 회사는 주당 6840원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30만원을 돌파했다. 이 회사는 발전, 송·변전, 배전을 비롯한 전력망 구성에 들어가는 전력기기를 개발하고 생산한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가정이나 기업에 보내기 위해 그에 맞게 전압을 바꿔주는 기기다. AI 바람을 타면서 이 회사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생성형 AI를 가동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일반 데이터센터를 넘어선다. 그만큼 HD현대일렉트릭 실적도 폭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3152억원을 거뒀다. 2021년(97억원)보다 30배 넘게 늘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322억원이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 이후 10년간 정체됐던 변압기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하는 변압기 기업 산일전기도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연 매출이 600억원대에 머물다가 2022년부터 매년 두 배씩 뛰었다. 산일전기의 지난해 매출은 2145억원으로 2022년(1076억원)과 비교해 두 배 늘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이 970억원으로 45%를, 인도가 661억원으로 30%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변압기를 구매하겠다고 하는 북미 지역 고객사가 줄을 서고 있다”며 “산일전기는 산업 사이클이 오기 전 증설한 덕에 폭발적인 변압기 수요를 감당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 제룡전기도 2021년부터 매년 두 배씩 성장하고 있다. 매출이 2021년 487억원에서 2022년 860억원, 2023년 1839억원으로 증가했다. 주가는 3개월 동안 2만원대에서 6만원으로 올랐다.

변압기 기업은 쏟아지는 주문에 대응하기 바쁘다. LS일렉트릭은 지난달 변압기에 1400억원을 투자했다. 중소 변압기 기업 KOC전기의 지분 51%를 600억원에 인수하고, 부산 사업장 생산능력을 2배 키우는 데 800억원을 투자했다.

배정철/김익환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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