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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지난 13일 4년 만에 최대 주가 상승폭을 기록한 데 이어 14일에도 3% 이상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적 전망을 상향하고 엔비디아처럼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한 덕분이다.
13일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은 전날보다 12.27% 올라 하루 새 시가총액이 840억달러 불어났다. 장중 주가는 1735.85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14일에도 3.34% 올라 1735.04달러에 마감했다. 브로드컴 시총은 이날 현재 8040억달러다. 올 들어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60%에 육박한다.
브로드컴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에서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돕는 첨단 네트워킹 칩을 제조하고 있다. 애플이 최대 고객이다. 브로드컴 매출의 약 20%는 애플에서 나온다.
브로드컴의 올 회계연도 2분기(2~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124억9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120억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2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34억8000만달러)에 비해 감소했다. 브로드컴은 “AI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500억달러에서 51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벤 리츠 멜리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메타, 구글 등 주요 고객이 AI 지출비를 상향 조정했다”며 “브로드컴의 AI칩 관련 110억달러 매출 목표는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목표주가를 기존 1850달러에서 2050달러로 높였다. 에버코어ISI의 마크 리파시스도 브로드컴 전망이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목표주가를 1620달러에서 2010달러로 높였다.
또한 브로드컴은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주식을 10 대 1로 분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5일부터 분할한 가격으로 거래된다.
브로드컴 시총은 이날 현재 약 8040억달러다. 상승 여력이 엔비디아보다 더 좋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향후 12개월 예상되는 순이익의 31배에 거래된다. 이는 엔비디아(39배)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