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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부터 패키징까지…삼성 "TSMC보다 납품기간 20%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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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종합반도체 기업이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개발·생산부터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만들어주는 파운드리, 서로 다른 칩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주는 패키징까지 다 한다. 설계만 하는 엔비디아, 파운드리 및 패키징만 하는 TSMC와는 다른 사업 구조다.

삼성은 다른 반도체 기업이 갖추지 못한 ‘삼성만의 강점’을 활용해 파운드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를 만들기 위해 SK하이닉스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받아야 하는 TSMC와 달리 한자리에서 HBM 공급, 파운드리, 패키징을 일괄 수행해 고객 손에 완제품을 건네는 시간을 20% 줄이기로 했다. 빅테크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 업체보다 하루라도 빨리 AI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는 점에서 “삼성이 매력적인 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턴키 솔루션으로 TSMC와 차별화”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미주총괄(DSA) 사옥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열고 파운드리 전략을 공개했다. 골자는 종합반도체 기업이라는 강점을 살려 TSMC와 맞서겠다는 것이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라며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기술과 적은 전력으로도 고속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광학 소자 기술 등을 통해 고객사에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메모리, 최첨단 패키징을 ‘원팀’으로 구성해 AI 칩을 설계부터 생산까지 턴키 방식으로 납품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AI 칩 납품 기간이 20%가량 단축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 단지(파운드리 공장 2개 및 첨단 패키징 시설)에 일감을 맡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카드로 ‘빠른 납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를 통해 50.7%포인트로 벌어진 TSMC와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를 이른 시일 안에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61.7%로 2위 삼성전자(11.0%)를 압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신기술인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적용한 2나노 ‘SF2Z’ 공정을 2027년 양산한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뒷면에 배치해 전력과 신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고객사 4년 뒤 4배로 늘릴 것
삼성전자는 앞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AI 칩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이날 “2028년 AI 칩 매출이 작년보다 9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1.8배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도 작년보다 올해 2배 증가하고 2028년에는 4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MD의 차세대 AI 칩을 수주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앞서 AMD가 “차세대 AI 제품에 3나노 GAA 기술의 반도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칩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AI 가속기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5세대 HBM인 HBM3E 품질을 테스트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황정수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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