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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3달러…톱스타 공연을 가상현실로 생생하게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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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춤과 노래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공연장 끝 좌석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차이가 큽니다. 가상현실(VR)로 구현한 가수 영상으로 음악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습니다.”

이승준 어메이즈VR 대표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가수의 공연을 보려면 수백~수천달러짜리 티켓을 구매해야 하지만 VR 콘서트는 13달러라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메이즈VR은 카카오 초창기 멤버 4명이 2015년 창업한 VR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두고 서울에서도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헤드셋을 쓰면 초현실 공간에서 가수들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올해 2월 출시된 애플의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등장과 함께 사업이 변곡점을 맞았다”며 “고화질 VR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고 했다. 애플에 따르면 어메이즈VR은 현재 비전프로용 전체 앱 가운데 이용자 순위 11위에 올랐다. 음악 앱 부문에선 인기가 가장 높고,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8위에 올랐다.

하루아침에 이룬 성과가 아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가 메타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손잡고 2015년 VR 기기 ‘기어VR’를 출시했을 때부터 VR 영상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애플이 2017년 비전 프로를 출시한다는 계획에 맞춰 사업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어메이즈VR에선 현재 가수 8명의 VR 콘서트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중 K팝 아이돌 그룹 에스파와 카이(엑소)의 콘서트 영상도 있다. 미국 래퍼 티페인과 록밴드 어벤지드 세븐폴드 등 글로벌 아티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가수 한 명의 공연 영상을 만드는 데는 1억여원의 제작비와 3개월의 제작 기간이 든다.

이 대표는 “일반적인 콘서트에서 가수를 바라보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가까운 거리에서 가수의 공연을 3차원(3D) 영상으로 볼 수 있다”며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간 음향, 컴퓨터그래픽(CG) 배경화면, 개성 있는 그래픽 등을 결합해 사용자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메이즈VR에는 가수당 5~6곡의 영상이 수록돼 있으며 13달러만 내면 이를 횟수 제한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등의 공연을 맨 앞에서 보려면 6000~7000달러짜리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고화질 VR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VR 콘서트 영상 시장의 성장성과 관련해 이 대표는 “앞으로 가수들이 음원을 발표할 때 뮤직비디오를 찍듯이 VR 영상도 기본적으로 만드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한 만큼 VR 콘서트 영상 시장의 넷플릭스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쿠퍼티노=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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