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메타버스 기술과 만난 영화, 영상산업은 어떻게 변모할까. 이를 보여주는 전국 최초의 ‘AI·메타버스 영화제’가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경북 구미에서 열린다.
경상북도는 ‘2024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화제(GAMFF)’를 구미 금오산 잔디광장과 롯데시네마 2개 상영관,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 갬프월드 등에서 연다고 12일 발표했다.
경상북도는 2022년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선언했다. 25년간 영화제를 개최한 미국 뉴포트비치시와 협약을 맺고 이번 영화제를 준비했다. 지난 3월 국제 공모에 들어가 그동안 42개국에서 작품 527편이 접수됐다. 영화제 참가자들은 영화감독 16명, 연출감독 3명을 비롯해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 대표, 강원영상위원회, 동화작가 등 전문가가 많았고, 일반인도 있었다. 작품은 5~90분 길이로 영화가 202편, 영상이 325편이다.
미국에서 출품된 ‘캣체이서’는 AI 애니메이션 기술인 피카랩스를 이용해 제작한 5분짜리 영화다. 피카랩스는 텍스트나 이미지 프롬프트를 짧은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AI 동영상 생성기’다. 18분 길이 출품작인 ‘공존’은 AI를 주제로 한 일반 영화로 작품 주제를 잡고 대본 초안을 쓰는 데 챗GPT를 활용하고, 프롬프트에 영화 서사, 분위기, 가사를 입력하면 배경음악을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수노 AI 기술을 썼다. 우크라이나 동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인 ‘룰라비’(자장가)는 모든 영상에 신경망 그래픽을 사용했다.
이정우 경상북도 AI메타버스국장은 “AI와 챗GPT 등을 활용해 일반인도 며칠 만에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제를 준비하는 전문가들도 AI와 메타버스가 바꿀 영화 영상산업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연달아 내놨다. 심사위원장인 이장호 영화감독은 “AI와 메타버스가 혼용된 새로운 개념의 작품들이 다양한 장르로 출품된 것을 보며 영화계의 변화를 느낀다”며 “새로운 환경 변화에 영화제의 방향성이 잘 맞춰졌다”고 평가했다. 양윤호 영화제 예술총감독은 “AI와 메타버스는 시대적 대세로 실생활의 일부가 되고 영화 제작에서도 활용도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화제에 나온 출품작과 수상작들은 영화 제작에 어떻게 AI와 메타버스가 사용될지를 보여주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화제는 15일 금오산호텔에서 ‘예술과 기술의 융화, 새로운 창작과 국제교류의 확장성’을 주제로 열리는 GAMFF 포럼으로 시작된다. 김재하 한국메타버스학회장, 이한진 한동대 교수 등이 AI 기술의 영화 창작 영향력 확대, 메타버스와 영화예술의 공존 등에 관해 발표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문화산업과 신기술이 융합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육성하는 한편 AI 메타버스와 관련한 소프트웨어와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등 제조산업을 함께 육성해 21세기형 산업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