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세계 4위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자원부국이다. 가스를 중심으로 플랜트·광물·조선·보건의료·스마트시티·교육 등 유망한 협력 분야가 적지 않다. 윤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현지 언론도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자국의 미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어제 양자 회담을 한 투르크메니스탄뿐 아니라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원부국이다. 광활한 미개발 영토에 풍부한 광물자원과 젊은 인구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나라들이다. 한국으로서는 에너지를 비롯해 첨단산업에 필수인 희토류 자원 확보 차원에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이번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이 동행한 것도 그래서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제·안보가 복합적으로 직접 얽힌 주변 강국과의 공조 협력과 별도로 우리가 경제외교, 자원안보외교의 지평을 넓혀나가야 할 중요한 발전 파트너다. 한국 기업과 상공인들이 축적해온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교역과 투자를 한 차원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가 내년 국내에서 첫 회의 개최를 목표로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 창설에 나서면서 ‘K실크로드 협력 구상’에 공을 들여온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최근 한국·아랍에미리트(UAE) 서울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랍·중동권 진출 확대를 도모하는 것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갈수록 커지는 에너지·광물 자원외교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반도체·배터리 등에서 첨예화하는 글로벌 공급망 대전의 바탕에도 이 문제가 있다. 이런데도 국내에선 동해안의 가스전 유전 시추를 놓고 낯 뜨거운 비생산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성공 가능성이 적잖게 높은 에너지 개발 사업까지 여야 간 진영논리에 따른 정쟁거리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직접 개발이든 투자와 기술 개발이든 에너지 개발과 확보는 좌우 보혁을 떠나 국가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중앙아시아 ‘스탄 국가들’과 더욱 긴밀한 우호선린 관계를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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