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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경파 전면배치…사법·행정·언론 장악 나선 巨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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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만 여당에 내주면 운영위와 과방위는 포기하겠다는 막판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거대 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이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한 건 사법, 행정, 언론 장악력을 높여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와 윤석열 대통령 공격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법사위 ‘尹 공격·李 방어’ 선봉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강성 친명계인 정청래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체계·자구를 심사해 본회의에 올리는 ‘상원’ 역할을 한다.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21대 때는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의석수를 앞세워 각종 법안을 통과시켜 놓고도 법사위에서 번번이 막히는 경험을 했다. 법사위에 60일 이상 계류하면 상임위에서 본회의로 직회부하는 전략을 썼던 이유다. 각종 특검법도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오면 이런 전략을 쓸 필요 없이 속도감 있게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추진 밑작업과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방어 역할도 할 수 있다. 민주당은 법사위가 구성되는 대로 순직 해병대원 특검법을 논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법사위에는 ‘대장동 변호인’인 박균택·이건태 의원과 ‘친문 검사’ 이성윤 의원이 포진해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 기소 가능성이 큰 ‘쌍방울그룹의 대북 불법송금’ 사건이 검찰에 의해 조작됐다며 특검법을 발의했다.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9년6개월의 중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를 향한 압박도 노골적이다. 법사위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판사의 편향된 가치관, 선입견, 독선, 오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비난했다.
과방위로 ‘공영방송 장악’
과방위는 이 대표 대선 캠프 출신인 최민희 의원이 이끌게 됐다. 민주당에 우호적인 방송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언론개혁태스크포스(TF)는 이날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송 3법 개정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리고 학회·시민단체 등에도 추천권을 주는 게 핵심이다. 여당은 “친(親)야권 성향 단체들에 추천권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반대한다. 당장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되는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진이 여권 우위로 바뀌는 걸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회의 개최 요건을 위원 2명에서 5명으로 강화하고 대통령이 국회가 추천한 후보를 임명하지 않더라도 ‘임명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 의원은 민주당이 방통위원으로 추천했지만 윤 대통령이 정치적 편향성 등을 이유로 임명하지 않아 자진 사퇴한 인물이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직접 상대한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이나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같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관된 사안에 대해 수시로 운영위를 소집해 대통령 참모진을 국회로 부를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통상 집권당이 운영위원장을 맡던 관례도 깨뜨렸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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