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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파 유럽의회 선거 압승에…마크롱, '의회 해산' 승부수 [송영찬의 디플로마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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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여당이 극우 정당에 참패할 것으로 예상되자 사실상 국민들에게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달 말 치러지는 조기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마크롱 정부의 국정 동력에 힘이 붙겠지만 총선에서조차 극우파가 압승할 경우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치명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의회 선거서 르펜 '돌풍'
마크롱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 나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있을 수는 없다”며 하원을 해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2027년이었던 차기 총선은 2024년으로 3년 가까이 앞당겨지게 됐다. 1차 선거는 오는 30일, 2차 선거는 다음달 7일로 정해졌다. 프랑스는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두 명을 놓고 2차 투표를 하는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의회 해산 결정은 지난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의 여당이 기록적인 참패를 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나왔다. 이날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 프랑스 제1야당이자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출구조사에서 32%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RN의 예상 득표율은 여당인 르네상스당(15.2%)의 두 배를 넘는다. 실제 개표 결과가 출구조사대로 나올 경우 RN은 1994년 시작된 역대 유럽의회 선거에서 처음으로 30% 이상을 득표한 프랑스 정당이 될 전망이다. 반면 르네상스당의 예측 득표율은 3위인 중도좌파 사회당(14%)에도 간신히 앞섰다.

지난 대선 결선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맞붙었던 마린 르펜 RN 대표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르펜 대표는 “국민이 투표하면 국민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조기 선거를 소집하기로 한 대통령의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국민들이 지지해준다면 우리는 권력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RN은 하원 577석 중 88석을 차지한 제1 야당이다.
27년 만에 프랑스 '동거정부' 탄생하나
프랑스 헌법 제12조는 대통령에게 하원 해산 권한을 부여한다. 프랑스에서 행정부 수반인 총리는 국민들의 직접투표로 당선되는 대통령과 별개로 하원 다수당의 대표가 맡는데, 여당과 의회 다수당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엔 정국이 과도하게 불안해질 수 있어서다. 프랑스에서는 이원집정부제를 도입한 1958년 제5공화국 체제 수립 이후 총 다섯번의 조기 총선이 치러졌다. 다섯번의 조기 총선은 모두 대통령이 의회 다수당을 확보하거나 야당의 내각 불신임에 반대하기 위해 치러졌다. 실제 1997년 선거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당이 승리했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의회를 해산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연립여당은 현재 전체 577석의 하원에서 245석으로 1당을 차지하고 있다. 20일 뒤에 치러지는 조기 총선에서 여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처럼 참패할 경우 1당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특히 조기 총선에서 RN이 압승할 경우에는 대통령과 총리가 다른 동거정부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이원집정부제를 도입한 1958년 제5공화국 체제 수립 이후 프랑수아 미테랑·자크 시라크 대통령 집권기에 총 세 번의 동거정부가 탄생했다.

정치 인생에서 최고 황금기를 맞은 르펜 대표의 영향력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의회 내 극우정당 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전체 의석 720석 가운데 57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르펜 대표가 이끄는 RN이 교섭단체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돼서다. 프랑스에서와 마찬가지로 독일에서도 극우정당 독일대안당(AfD)가 16.4%의 역대 최고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도우파 성향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29.5%)에 밀려 1위 득표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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