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모디 총리의 3연임이 확정됐다.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에 이어서 60년 만에 달성한 3연임이란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작지 않지만, 4일 증시는 장중 8%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특히 모디 총리 당선 시 수혜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국영기업과 에너지, 철강, 원자재, 인프라에서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모디 총리가 '압승'을 한 게 아니라 가까스로 승리하면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정책 모멘텀(동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4일 급락의 원인은 정당별 세부 의석수에 있다. 개표일 하루 전인 3일 출구조사에서 여당연합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된 것과는 반대로 실제 결과는 모디 소속 정당 BJP 240석·여당연합 NDA 292석, 제1야당 INC 90석·야당연합 INDIA 232석으로 나타나며, 여당이 힘겹게 과반수(272석)를 획득했다"며 "BJP가 단독 과반수 확보 실패 실망감이 작용하여 급락세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 증시에 대해 김 연구원은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모디 총리 연임에 따라 '정책 모멘텀'은 이어질 것이어서다. 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인도 증시 전망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예상 수혜 섹터도 여전히 방산, 신재생, 인프라, 철강 자본재"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올해(추정) 8.15%의 고성장을 기록한 인도 경제는 내년과 내후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고,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인 제조업 역시 견고하다"며 "올해 제조업 산업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9.9%이고, 5월 제조업 PMI는 57.5로 35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NIFTY50 지수의 PER은 약 20배로 과거 3년, 5년 평균(각각 19.1, 19.6배) 수준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기 조정 구간에 들어선 장은 큰 틀에서 저점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지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합 내 정당 간 의견 조율이 추가로 필요한 만큼 정책 시행 속나 효율성 면에서 제약이 늘어나고, 과감한 제조업 부흥 정책 시행이 어려울 수 있다. 예산 지출이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야당과의 표 차이가 크지 않아 민심을 더 살필 수 밖에 없는데,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지출 대상이 분산될 수 있단 것이다. 이는 단기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도 낮춘다.
김 연구원은 이런 우려들이 진정되기 위해선 연립정부 세부 구성, 한 달 전후로 발표될 올해와 내년 확정 예산안 세부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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