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의 개봉이 내년 1월로 연기된 내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스튜디오에서 봉 감독의 최종 편집본에 불만을 제기해 개봉이 연기된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월드오브릴은 미국 영화 기자 다니엘 리치먼의 말을 빌려 "봉준호 감독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미키17'을 공개하고 싶어 했으나 워너브러더스 측이 봉 감독의 감독판을 못마땅하게 여겨 내년 1월로 개봉이 미뤄지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니엘 리치먼은 "스튜디오는 봉 감독에게 조금 더 대중적인 버전으로 최종본을 편집하길 요구했으나 봉 감독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약 2000억원)인 이 영화의 제작 과정이 위태로운 상황이라 봉 감독의 감독판은 극장서 개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당초 '미키17'은 올해 3월 개봉 예정이었다. 워너브러더스 측은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후반 작업 등이 지연돼 불가피하게 개봉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버라이어티 등은 내부 정보통의 말을 인용해 "워너브러더스 측이 봉 감독의 버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경영진들이 영화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스튜디오 측이 미국의 극장 성수기로 꼽히는 1월로 '미키17'을 '던져버린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2022년 여름에 제작한 이 영화는 간단한 티저와 대표 이미지 한개를 제외하면 홍보 자료도 전무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월드오브릴은 "'미키17'은 2019년 황금종려상과 오스카상을 수상한 '기생충' 이후 봉 감독의 첫 영화"라며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봉 감독과 워너브라더스 간에 이견이 발생했다는 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현지 네티즌들은 "누가 봉준호 감독의 최종 편집권을 침해했나", "모든 한국 감독들에게 경고한다. 다시는 미국 스튜디오와 일하지 말라", "워너브러더스는 정말 끔찍한 결정을 내렸다", "독창성으로 찬사를 받는 감독에게 무슨 바보 같은 짓이냐" 등 제작사를 향한 비난을 퍼부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지난 4월 14일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GV에 참석해 '미키17' 후반작업을 사실상 작년 11월에 마무리했고 현재는 미세한 리터치 같은 후속 작업만 하고 있다고 밝힌 바, 편집권 관련 분쟁 소식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미키 17'은 내년 1월 28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하고, 1월 31일 전 세계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