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신상을 폭로 중인 유튜버가 신상 공개를 시작한 지 사흘 만에 무고한 피해자를 만든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밀양에서 네일숍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A씨는 5일 한 맘카페에 글을 올려 "저는 밀양 성폭행 사건으로 거론된 B씨의 여자친구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마녀사냥으로 아무 상관 없는 제 지인이나 영업에 큰 피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진정서를 제출하고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며 "(진정서) 사진을 첨부하는 이유는 상황을 정확히 공개해 제가 아무런 관련 없는 마녀사냥 피해자임을 공개하고자 함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상호를 언급한 유튜브와 댓글 등 정보를 공유한 모든 부분을 빠짐없이 처리하겠다. 모든 자료를 다 모아뒀다"며 "더 이상 마녀사냥으로 주변 분들에게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는 지난 3일 영상을 통해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추정되는 B씨의 신상과 근황을 공개했다. 관련 영상에서 B씨 여자친구의 존재 여부나 A씨 관련 정보가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누리꾼들 사이에서 밀양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A씨가 B씨의 여자친구라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A씨가 운영하는 네일숍 온라인 리뷰로 몰려가 "여기가 밀양 사건 가해자 여자친구의 네일숍이냐" 등 악성 댓글을 쏟아냈다. 심지어 한 유튜버는 라이브 방송을 켜고 A씨의 가게에 찾아와 가게 위치를 언급하고 가게 문을 열어보거나 우편함을 뒤지기도 했다.
이에 나락 보관소는 5일 오후 "제가 올린 글로 인해 네일샵 사장님이 공격을 받으셨다"라며 "네일샵 사장님은 (밀양 사건 가해자) A씨의 여자친구가 아니다.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 욕하시면 달게 받겠다. 네일숍 사장님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공지했다.
한편, 밀양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44명의 남학생이 여중생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가해자 10명을 기소했고 기소된 이들은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았다. 20명은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나머지 14명은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됐다.
이처럼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아 전과기록이 남지 않으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 '한공주', 드라마 '시그널'이 제작되기도 했다.
유튜버 나락 보관소는 지난 2일부터 밀양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고 관련자 44명의 신상을 전부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현재까지 지역 맛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남성과 외제차 수입업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남성의 신상이 공개됐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