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서비스 확장이 미국 데이터센터 기반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건희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1팀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최대 리츠 재간접 펀드를 운용하는 공모 상장리츠 투자 전문가다. 펀드 합산 운용자산(AUM)은 9000억원에 이른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매각 수익을 배분한다. 기초 자산이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다. 그는 해외 상장리츠 중에서도 데이터센터 리츠에 강한 기대를 나타냈다. “생성형 AI가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실제로 미국의 ‘대장’ 데이터센터 리츠 에퀴닉스(EQIX)는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10.23% 올라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가가 아직 오르지 않은 경쟁 리츠 디지털리얼티(DLR)도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요양시설을 담은 해외 리츠에도 투자가 몰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 웰타워(WELL) 리츠는 올 들어 주가가 15.79% 상승했다.
공모 상장리츠 역사가 짧은 국내에선 특정 자산에 강한 리츠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팀장이 “국내 리츠는 규모부터 따져라”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FTSE EPRA Nareit’ 지수 편입 여부를 따져보면 리츠 크기를 제대로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23개 상장리츠 중에선 ESR켄달스퀘어리츠 롯데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신한알파리츠 SK리츠 등 5개가 지수에 편입돼 있다.
리츠를 고를 때 따져볼 지표로는 ‘P/NAV’와 ‘펀드 프롬 오퍼레이션(FFO)’을 추천했다. P/NAV는 일반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처럼 리츠가 담은 부동산 순자산가치를 시가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FFO는 리츠의 당기순이익에 감가상각비와 자산매각손익을 더한 값이다. 각각 리츠의 자산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는지, 리츠의 현금창출력이 우수한지 파악할 수 있다. 그는 “국내 리츠도 서울 상업용 부동산 경기 회복과 함께 투자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며 “국내와 해외 리츠 투자 비중을 적절히 섞으면 연간 7~9% 수익률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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