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이 3자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올여름 처음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한·미·일 국방당국도 연합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2일 “신원식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3자회담을 열고 프리덤 에지 훈련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훈련 장소, 어떤 전력이 참여할지 등 세부 사항은 논의 중”이라고 했다. 훈련 명칭인 프리덤 에지는 한·미연습인 ‘프리덤 실드’와 미·일연습인 ‘킨 에지’의 앞뒤 단어를 딴 것이다. 한·미, 한·일로 나눠서 하던 훈련을 하나로 합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미·일은 그동안 수색·구조훈련(SAREX)과 미사일 경보훈련, 전략폭격기 호위 훈련 등 해상 혹은 공중에서 일회성으로만 3자 훈련을 했다. 프리덤 에지는 공중, 수중, 해상, 우주, 사이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시한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3국 간 안보협력의 지속적인 의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3국 장관들은 또 안보 분야 협력이 정치 등 외부 요인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화하기 위한 문서인 ‘한·미·일 안보협력체계’를 연내 작성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국방부는 “안보협력 체계에는 고위급 협의, 정보 공유, 3자 훈련과 국방교류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3국 국방장관 회의(TMM), 합참의장 회의(Tri-CHOD), 안보회의(DTT) 등 고위급 협의를 올해부터 한·미·일 3국이 돌아가며 주최하기로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한·미·일 회의에 앞서 이날 한·미 국방장관도 양자회담을 열었다. 여기서 양국은 ‘한·미 동맹 국방비전’에 따라 과학기술 동맹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에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한·미 고위급협의체 신설, 한·미 공동 국방과학기술 콘퍼런스 개최 방안 등도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신 장관은 지난 1일 기하라 방위상과도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열었다. 여기서 두 장관은 ‘양국이 해상에서 함정·항공기 간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양국 간 통신 주파수의 우선순위를 정해 소통을 강화한다’는 요지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주파수 우선순위를 정하면 유사시 양국 군이 서로 쉽게 소통할 수 있다. 한국이 주파수 우선순위를 합의한 것은 일본이 처음이다. 이 같은 합의는 양국 군사협력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이른바 2018년 ‘초계기 갈등’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