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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르는 22대국회… 노동분야 입법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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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임기가 30일 시작됐다. 지난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을 거둔 후 각종 특검법안 제출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많은 국민들은 상생의 정치와 민생을 위한 입법활동을 보기를 희망하고 있다. 노동법 분야에 있어서는 국회 구도상 현 정부의 3대 노동개혁은 동력이 상당히 약해지는 반면 야당을 중심으로 소위 친(親)노동 입법 시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주요한 노동 이슈를 예측해본다.

◆노조법 개정되나
먼저,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었으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인데, 22대 국회 노동입법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미 21대 국회에서 입법이 시도될 때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노란봉투법의 법체계상 문제점 및 산업계에 미친 파장에 대하여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노란봉투법은 노동법의 기본체계를 뒤흔드는 것으로서, 충분한 연구와 사회적 공감대 없이 입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청 근로자의 보호라는 명분으로 노란봉투법이 추진되기도 하는데, 하청 근로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이나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반대표를 던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근로조건이나 환경 개선의 문제를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법체계를 뒤흔드는 방법으로 풀 문제인지, 상생지원이나 원·하청간 합리적인 도급비 수준 유지 등 정책적인 방법으로 풀 문제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노동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상책인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한편, 노란봉투법은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 부분과 원청의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023년 대법원이 불법쟁의행위 시 손해배상 개별화를 선언하는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사실상 입법을 했다는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적어도 원청의 단체교섭 의무 부분에 있어서는 입법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길 바란다.

향후 예상
Worst : 야당 단독으로 기존과 동일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한다.
Best : 노란봉투법의 필요성, 법체계 및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하청 근로자의 보호를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열린다. 법원은 입법권을 존중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고민한다.


◆계속고용? 정년연장?
다음으로 정년연장이다. 정년연장의 필요성과 현실성에 대하여는 여야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60세가 되어도 아직 충분히 생산성이 있으므로, 계속적인 경제활동을 통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필요하고, 생산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고령층의 지혜는 젊은 세대들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만,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지 10년도 안된 시점에서 다시 이를 연장하였을 때 회사의 인건비 부담, 청년 채용에 미치는 영향, 정년이 연장된 구간에 대한 임금제도 설정(생산성 하락에 관한 실증적 분석 병행), 직종별 차등의 필요성,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대처, 성과주의 보상체계 도입 등 다양한 관련 이슈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지금은 거의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지난 몇 년간 정년 60세 연장과 함께 도입된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놓고 소송전이 들불처럼 번졌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 불필요한 법적 다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법을 정교하게 하는 것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법에서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을 하라고 한 데 따라 도입된 임금피크제에 대하여도 이 정도로 분쟁이 발생할 정도였으니, 조금 더 확실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향후 예상
Worst : 덜컥 정년연장 입법을 해버리고, 청년 고용절벽은 심화되며, 장기 저성과자와 성과주의를 원하는 MZ세대간 직장 내 갈등이 심화된다.
Best : 정년연장으로 인한 긍정적/부정적 효과에 대한 종합 분석, 재고용 등 다른 대안의 모색 등에 관하여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 지고, 대다수의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방안이 마련된다.


◆근로시간 유연화
근로시간도 문제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꿈의 입법이라고 기대하는 4일제 또는 4.5일제 입법이 추진될 수 있고, 포괄임금 금지도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다. 짧은 시간 효율적으로 일하고 많은 보상을 받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지만 생산력 저하 해결, 임금 수준 유지 등 부수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문제가 만만치 않다. 포괄임금 역시 판례법리로 전면 포괄임금은 사실상 금지되고, 현재는 사무직의 고정OT 정도로 완화되어 운영 중인 것이 현실이고, 이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숨막히는 근태관리에 대한 부담 대신 합의하에 택한 측면도 강하다.

또한 생산직이나 사무직 등 직종의 특성이나 임금수준을 고려한 접근도 필요하다. 업무의 내용이나 강도, 근로시간 측정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고, 고임금 전문직의 경우 스스로 그 길을 택한 측면이 매우 강하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혹은 성공하기 위해 기를 쓰고 남아서 더 일을 하겠다는데, 52시간 되었으니 집에 가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 볼 일이다.

그리고 양당의 정책에서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AI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으니 AI 확대에 따른 일자리 감소, 임금수준 저하 등의 영향이 있지 않을지, 그밖에 노동관계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고 제도적 규제나 뒷받침이 필요한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향후 예상
Worst : 근로시간이 획일적으로 단축되고 예외나 유연화 없이 사업장에 극도의 경직성을 가져온다. 별 의미도 없는 포괄임금 금지 입법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AI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다
Best :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에 대하여 숙의를 거치고, 그 파급력을 분석한다. 직종, 소득수준을 고려한 다양하고 합리적인 근로시간 제도 마련에 머리를 맞댄다. AI시대를 대비한 로드맵을 마련한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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