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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전기차 "캐즘 넘어보자"…테슬라 독주 속 2위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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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캐즘’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전기자동차 얘기다. 캐즘(chasm)은 원래 지리학적으로 지각변동에 의해 생기는 균열로 인한 단절을 뜻한다. 자동차업계에선 이 같은 의미를 차용해 ‘대중화 직전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마디로 폭발할 줄 알았던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산다, 전기차
전기차 캐즘에도 한국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는 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환경부가 올해 전기차 구매에 대한 국가 보조금 기준을 확정하면서 얼어붙은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28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3월 국내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는 8242대가 팔리며 지난해 3월(1796대)보다 358.9% 급증했다. 지난해엔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1월에 발표돼 구매를 미룬 전기차 소비자가 2월에 많이 사고, 3월에 주춤했던 점도 반영됐다.

지난달에도 수입 전기차 판매는 호조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3626대로 1년 전 같은 기간(1866대)과 비교하면 94.3%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의 주력인 가솔린 차량 판매량이 42.5%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1만 대를 넘긴 1만3863대로, 1년 전 같은 기간(5417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도 18.2%로 지난해 같은 기간(6.6%)보다 크게 뛰었다.
○수입차 시장 테슬라가 단숨에 3위
이 같은 실적에 대한 비밀은 테슬라에 있다. 한국수입차협회는 테슬라가 회원사로 가입하지 않아 지난해엔 실적을 집계하지 않았지만, 올해엔 테슬라 실적을 집계해서 발표하기로 했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테슬라는 올해에도 여전히 회원사가 아니지만 국내에서 차를 많이 팔면서 통계상 왜곡이 없도록 올해부터 실적을 집계해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모델Y는 보조금이 확정된 다음달인 지난 3월에만 5934대를 팔아 치우며 전기차뿐 아니라 모든 수입 차종 가운데 판매 1위 자리에 곧바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페이스리프트한 뒤 출시된 테슬라 모델3가 1716대 팔리며 수입 차종 전체 1위에 또 올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된 테슬라의 차량은 8000대에 가까워지며 지난해 전체 판매량(1만6461대)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테슬라에 비밀이 숨어 있지만, 테슬라 판매량을 제외해도 수입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늘었다.

전기차만 내놓는 테슬라는 이 같은 실적으로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입차 ‘빅3’로 단숨에 도약했다. 이 기간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BMW가 29.8%로 1위이며, 메르세데스벤츠가 22.9%로 2위다. 테슬라는 10.4%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전통적으로 한국 수입차 시장에선 흔히 3개 독일 자동차 회사를 묶어 부르는 ‘독3사’가 1~3위를 차지했으나 이젠 아우디를 제치고 테슬라가 3강으로 편입됐다.
○하반기 전기차 출시 봇물
수입차 회사의 전기차 출시도 이어질 전망이다. BMW그룹코리아는 상반기 X2의 전기차 버전인 iX2를 내놓을 예정이다. 유럽(WLTP)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17~449㎞,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5.6초의 성능을 갖췄다.

BMW는 중형 세단 i4의 부분변경 모델 출시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미니(MINI)의 뉴 미니 컨트리맨 일렉트릭과 뉴 미니 일렉트릭 완전변경 모델도 상반기 내 출시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상반기에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QA와 EQB의 부분변경 모델을, 하반기에 마이바흐 EQS SUV와 G클래스 전동화 모델을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마이바흐 EQS SUV는 마이바흐의 첫 전동화 모델로, 듀얼 모터 시스템을 갖춰 최대 출력 484㎾, 최대 토크 950Nm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브랜드 두 번째 전기차이자 최초의 전기 SUV인 마칸 일렉트릭·일렉트릭 터보를 내놓는다. 마칸 일렉트릭과 일렉트릭 터보는 각각 408마력, 639마력의 최대 출력과 5.2초, 3.3초의 제로백으로 스포츠카 수준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유럽 기준 일렉트릭은 613㎞, 일렉트릭 터보는 591㎞로 넉넉하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전기 SUV EX30을 출고하고, 폴스타는 여름께 폴스타4를 한국 시장에 가져온다.

한국 완성차 회사들도 캐즘을 넘기 위해 전기차를 내놓는다. 기아는 이달 말부터 소형 SUV 전기차인 EV3 판매를 시작하고, 현대자동차는 대형 SUV인 아이오닉9을 하반기 내놓을 예정이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가 2021년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을 바탕으로 설계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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