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아시아 은둔 청년들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CNN은 25일(현지시간) '움츠러드는 삶: 일부 아시아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물러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고 정서적으로 고립된 채 살아가는 한국과 일본, 홍콩의 은둔 청년들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성과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이들 국가의 사회 분위기와 MZ세대의 완벽주의 성향, 핵가족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우선 CNN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를 인용해 2022년 기준 한국의 19~34세 인구 중 2.4%가 은둔형 외톨이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24만4000명 규모다. 일본은 150만명, 홍콩에도 5만명 정도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만의 현상으로 여겼던 ‘히키코모리’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회가 공통으로 학업, 경제적 성과 등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실패에 관대하지 않아 젊은 층에 '완벽주의적 공포'를 심어 줬다고 분석했다. 허지원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CNN에 "MZ세대의 많은 이들이 (사회적 압박으로) 비판에 민감하고 지나치게 자기 비판적이며 실패를 두려워한다"라며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매우 낙담하고 불안해한다"고 밝혔다.
핵가족화 현상도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윤철경 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는 "과거에는 대가족이었고 형제자매가 많아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 생활 환경이 바뀌면서 예전보다 공동체적 관계 형성 경험이 적다"라며 "핵가족이 은둔형 외톨이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매체는 은둔형 외톨이 현상이 아시아에서 처음 나타났지만, 미국, 스페인, 프랑스 등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사용 증가와 대면 상호작용 감소가 은둔형 외톨이의 전 세계적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실내 활동을 주로 하면서 더 많은 은둔형 외톨이가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CNN은 "아시아 전역의 정부와 단체들이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재진입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제는 많은 국가가 인구 노령화, 노동력 감소, 출산율 저하, 청소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더욱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