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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만이 가능한 쇠맛·흙맛…누구도 밟지 못할 'SM 전통의 컴백'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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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에스파가 한층 단단해진 자신감을 품고 돌아왔다. 데뷔 후 첫 정규앨범을 선보이는 이들은 누구에게도 밟히지 않을 강력한 정체성과 완성도를 자신했다.

에스파(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는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첫 번째 정규앨범 '아마겟돈(Armageddon)'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에스파의 컴백은 지난해 11월 발매한 미니 4집 '드라마(Drama)'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정규 앨범을 내는 건 데뷔 4년 만에 처음이다. 카리나는 "저번 쇼케이스 때 정규앨범이 나온다면 100% 만족하는 앨범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했는데 물론 아쉬움도 있겠지만, 타이틀만큼은 자신 있는 곡들이라 여러분들도 사랑해주실 것 같고, 사랑해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스파 정규 1집에는 더블 타이틀 곡 '아마겟돈', '슈퍼노바(Supernova)'를 포함해 다채로운 매력의 총 10곡이 수록됐다. 윈터는 "많은 분이 우리 곡에서 쇠 맛이 난다고 하는데 수록곡들로는 쇠 맛 이 외에도 따뜻한 감성의 발라드부터 밝고 경쾌한 댄스곡이나 리드미컬한 모든 팝 장르까지 다양한 음악 색깔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첫 정규앨범인 만큼 더 신경 써서 준비했을 터. 윈터는 "에스파의 색깔이 너무 뚜렷하다 보니까 스태프분들이랑 데뷔곡뿐만 아니라 이제껏 해온 걸 통합해서 '가장 에스파다운 게 뭘까'라는 생각을 했다. 가장 에스파다운 거, 우리다운 걸 해보자고 했다. 이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젤은 "쇠 맛이 에스파의 시그니처라면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에스파는 사실 다양한 많은 매력을 표현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계관 강자'로 꼽히는 에스파는 이번에 그 배경을 다중우주로 확장하기도 했다. 카리나는 "다중우주로 확장된 우리의 세계관 서사 시즌2도 시작된다. 의미가 특별하다"면서 "다중우주로 세계관이 확장된 만큼 더 스케일 있고 다양한 콘셉트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되는 타이틀 곡 '아마겟돈'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사운드와 거칠고 절제된 음색이 돋보이는 힙합 댄스곡이다. 가사에는 각기 다른 세계 속 다른 '나'를 만나 완전한 '나'로 거듭난다는 메시지를 담았으며, 퍼포먼스로는 에스파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그루브와 음악과 하나 된 듯한 멤버들의 업그레이드된 무대 장악력을 선보인다.

멤버들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카리나는 "우리가 '아마겟돈'을 너무 좋아한다"면서 "강렬한 노래이면서도 올드 스쿨, 힙합적인 에스파를 만날 수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슈퍼노바'가 깡통 맛이고, '아마겟돈'은 흙 맛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더 딥한 느낌이라 처음엔 어려울 수 있지만 들을수록 중독되는, 우리 회사 전통의 표현에 적합한 곡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안무와 관련해서 닝닝은 "개인적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다들 따라 하기 쉽게 묘한 중독성 있는 안무를 짰다"고 했고, 지젤은 뮤직비디오에 대해 "촬영 시간이 가장 길었다. 원래 '블랙맘바'가 우리 뮤직비디오 중 가장 길게 촬영한 거였는데, 이번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다. 엄청난 힘을 써서 공들인 뮤직비디오"라고 자신했다.

에스파는 이미 좋은 흐름을 탔다. 선공개한 더블 타이틀 곡 '슈퍼노바'는 멜론 TOP100·HOT100, 벅스, 지니, 플로, 바이브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의 실시간 및 일간 모두 1위에 오르며 '퍼펙트 올킬'을 달성했다. 스포티파이 누적 스트리밍 3100만회 돌파, 음악방송 3관왕 등의 기록을 쓰기도 했다.

지젤은 "선공개곡으로 '슈퍼노바'도 선보였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뻤다"고 했고, 닝닝 역시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 좋다. 앞으로 남은 활동을 더 열심히 해서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러 그룹이 이지 리스닝 곡을 택하는 와중에도 에스파는 꾸준히 강렬하고 임팩트 있는 곡을 선보여 왔다. 이른바 '쇠 맛'이라 불리는 느낌의 곡이다. 이와 관련해 카리나는 "우리 곡을 이지 리스닝, 하드 리스닝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에스파 음악으로 생각하고 싶다"면서 "수록곡으로 많은 음악을 풀어낼 수 있으니 타이틀로는 우리의 색깔을 유지하자는 생각이 컸다. 회사에서 도와준 부분도 크다"고 말했다.

이번 컴백을 앞두고는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갈등에서 에스파가 언급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방시혁 의장이 하이브에 합류해 걸그룹을 준비하던 민 대표에게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고 보낸 메시지가 공개되면서다.

이에 대해 카리나는 "이슈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서도 "첫 정규이다 보니까 연습하는 데 매진하고 있었다.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이번 정규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또 사랑해 주셔서 만족스러운 출발이 된 것 같다. 대중분들과 고생한 멤버들, 원 프로덕션 SM 식구분들한테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어 윈터도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우리의 첫 번째 정규가 다 잘 되려나 보다'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공교롭게 컴백이 겹친 뉴진스와의 관계와 관련해서도 카리나는 "최근에 그분들과 음악방송에서 만났는데 대기실에서 서로 하트를 주고받았다. 귀엽고, 잘 보고 있다고 했다. 걱정하시는 부분은 전혀 없다. 좋은 동료로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차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이미 인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냥 활동에 매진하자는 거고, 대중분들의 사랑은 우리가 열심히 해서 받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슈퍼노바'라는 곡을 여러모로 사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닝닝은 "우리는 이전 우리의 모습과 계속 경쟁하고 발전하는 것 같다. 모든 아티스트 다 각자의 색깔이 있고 매력이 있으니까 비교할 수 없고, 대체할 수도 없는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들은 에스파 세계관의 장점으로 '표현할 게 무한하다', '색깔이 확실히 잡혀 있다', '차별점이 있다' 등을 꼽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라이브 실력으로 호평받고 있는 것에 대해선 "연습생 때부터 핸드마이크를 들고 아무것도 깔지 않은 채로 춤추면서 평가회를 했다. 그런 트레이닝이 되다 보니 조금 더 많은 분이 예쁘게 봐주시는 건가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이라고 윈터가 말했다.

끝으로 에스파는 서고 싶은 무대로 세계 최대 음악 축제로 꼽히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을 꼽았다. 이미 2022년 코첼라 무대에 선 적이 있는데, 아쉬움이 남아 다시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의미였다.

카리나는 "기회가 된다면 코첼라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몇 년 전 코첼라 무대에 섰었는데 당시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아 아쉬웠다.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서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에스파의 정규 1집 '아마겟돈'은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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