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LG의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비) 관련 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LG 전장 계열사가 만든 첨단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운영체계(OS),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을 납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LG전자는 26일 "오는 7월 국내에 출시될 기아의 보급형 전기차 EV3에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사진)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웹OS는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OS다. LG전자는 TV에서 검증된 웹OS를 기반으로 차량에 특화한 웹OS를 개발했다. 지난해 10월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 차량 등에 공급했다.
전기차 탑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 EV3에선 웹OS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주행 안전 규정에 따라 운전석과 보조석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다. EV3용 웹OS는 LG채널, 유튜브, 넷플릭스, 티빙 등 12개의 전용 앱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LG는 글로벌 3위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한 현대차에 납품을 늘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성과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2024년형 GV80에 차량용 27인치 와이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공급한 게 대표적이다.
접점도 늘리고 있다. 지난달엔 LG 전장 계열사들이 잇따라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비공개 테크 데이 행사를 열었다. 최근엔 LG이노텍이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개발한 자율주행 특허가 공개되기도 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포함해 혁신적인 전장 솔루션을 계속해서 선보이겠다"며 "SDV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