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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금융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미 중앙은행(Fed)의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하원은 찬성 216표, 반대 192표로 톰 에머 미네소타주 공화당 하원의원이 발의한 ‘CBDC를 통한 감시 반대법’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213명 외에 민주당 의원 3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이 법안은 Fed나 미국 재무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CBDC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CBDC로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금지한다.
투표 전 토론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Fed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서 금융 거래에 대한 광범위한 감시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의 패트릭 맥헨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은 “(CBDC가) 미국인의 금융 프라이버시 권리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은행에 의해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되는 CBDC 특성상 모든 거래가 추적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맥헨리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금융 시스템을 무기화하는 사례를 봤다”며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이에 맥신 워터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만약 ‘CBDC 반감시법’이 법으로 제정되면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CBDC를 금지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CBDC 반대법이 상원 문턱을 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CBDC 발행을 둘러싼 미국 내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요 국가들은 CBDC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중국은 2020년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해 국제적 표준을 마련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