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정치권 안팎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이슈메이커'로 부상하고 있다. 신간 회고록을 통해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논란에 불을 지핀 데 이어, 최근 BBC 다큐멘터리로 일명 '버닝썬 게이트' 논란에서도 문 전 대통령이 소환된 탓이다.
책도 이슈도 잘 팔린 文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가 5월 3주차(15~21일 기준) 베스트 셀러 1위에 등극했다. 회고록에 언급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지만, 그와 동시에 홍보 효과도 동시에 누린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에 이어 신간까지 성공하면서 '책장사'에 일가견을 입증하고 있다.이러한 여파로 사람들의 관심 정도를 나타내는 검색량 지표 구글 트렌드에서도 한 주 간(17~24일) 평균 23을 기록하면서 국회의장 민주당 후보에서 낙선해 관심을 모은 추미애 당선자(14)보다도 높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32)에게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정치권 안팎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는 퇴임 후에는 '잊히고 싶다'던 과거 그의 발언과는 다소 대치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4.10 총선 때는 낙동강벨트 민주당 후보 유세 지원에 나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치권 내에서는 이를 두고 '지분 챙기기'라고 표현하는 이들도 있었고, 선거 후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을 두고 문 전 대통령을 탓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나왔다.
'버닝썬'에 文 소환한 누리꾼들
최근 회고록 출간 시점을 계기로 그가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총선이 끝나고 김건희 여사의 재등장, 채상병 특검법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정부여당은 최근 공세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도 문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돕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결국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논란을 재소환하면서 국민의힘은 김정숙 여사에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까지 묶어 '3여사 특검'을 하자고 나서고 있다.최근 검찰의 딸 다혜씨와 청와대 관계자들 간 금전 거래 수사, 전 정부 참모진의 통계 조작 재판 등도 관련성이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자신의 업적, 건재함, 인기 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문 전 대통령의 신간이 자신의 외교안보 정책은 옹호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비판하는 동시에, 최근 그가 이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경수 전 지사 등과 함께 하며 연대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여기에 지난 19일 공개된 BBC 다큐멘터리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와도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이 소환되고 있다. 사건 당시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 유명 가수들의 카카오톡 대화 기록에서 경찰 유착 정황이 파악됐는데, 당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총경의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윤 총경은 문재인 정부 초기에 조국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실에 파견을 간 바 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의 관련 검색어 상위권에는 '버닝썬', '윤규근'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 윤 총경에 대해 경찰은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하고 뇌물 혐의는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이 버닝썬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전 대통령 파장은 민주당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김정숙 여사의 등장으로 김건희 여사 이야기가 쏙 들어가는 효과가 생겨버렸다. 왜 이러한 시점에서 회고록 출간 등 행보를 보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