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해외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내 치킨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배달 대신 간편식으로 눈길을 돌리는 데다 프랜차이즈 경쟁 심화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신규 매장 문을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네브래스카주 최대 도시 오마하는 거주 인구가 많고,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가 있어 매년 열리는 주주총회 기간에 매년 약 4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알려졌다.
BBQ는 2007년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17년 만에 미국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개 주에 진출하며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BQ 관계자는 "미국의 50개 주 전체에서 BBQ치킨을 맛볼 수 있는 날까지 끊임없이 현지 맞춤 메뉴를 개발하고 상권을 분석하는 등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BQ는 미국, 캐나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전 세계 57개국에서 7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뉴욕, 뉴저지, 텍사스, 캘리포니아, 하와이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 중이다.
bhc는 2018년 홍콩에 진출한 이후 현지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 매장을 열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현지 기업에 상표 사용 독점권을 부여하고 사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으로,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공통으로 적용하고 있는 진출 방식이다.
bhc는 지난해 1월 LA에 진출하면서 미주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bhc는 K푸드에 관심이 높은 동남아 지역 매장에서 치킨과 함께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삼계탕, 오뎅탕 등 한식을 함께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007년 미국에 첫 해외 매장을 낸 교촌치킨은 현재 중국 말레이시아 등 7개국에서 7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 브랜드 간 경쟁 심화와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간편식과 같은 대체제로 이동하면서 국내시장서 수익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에 업계의 해외 진출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치킨의 생활물가지수는 121.54로 조사됐다. 기준연도(2020년)보다 치킨값이 21% 이상 올랐다는 뜻이다. 1년 전(115.55)와 비교해도 5% 이상 비싸다. 지난해 12월 bhc가 치킨값을 인상한 데 이어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일제히 2만원 대로 인상된 까닭이다.
업체들은 식자재값과 배달 수수료 부담 등 지속적인 비용 증가로 인한 가맹점 수익 악화를 인상 이유로 들었다.
치킨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배달 치킨 대신 냉동, 간편식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된 냉동 치킨너겟으로 간장치킨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냉동 제품은 대용량인데다 가격도 저렴해 프랜차이즈 치킨 대체품으로 인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에 약 10분만 조리하면 전문점 수준의 치킨을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며 "최근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대체재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