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가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하겠다면서 네이버와 선긋기에 나서자 지식재산(IP) 등 주요 서비스도 일본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전날 "네이버와 라인플러스(라인야후 한국 법인) 간에는 직접적인 자본관계나 인적 관계가 없다"며 "라인플러스는 앞으로도 라인야후 산하 기업으로서 대만이나 태국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최대 주주인 A홀딩스 지분을 놓고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해외 사업을 분할하는 방안과 관련해선 "현시점에서 그럴 예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발생한 라인야후 보안 사고 이후 일본 정부 행정지도에 따라 소프트뱅크와 A홀딩스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A홀딩스 지분을 각각 50%씩 갖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앞서 네이버와 라인야후 간 상하구조를 개인정보 유출의 배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 조치를 제대로 요구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네이버는 라인야후 산하 기업인 라인플러스를 통해 미국·중국뿐 아니라 대만·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 해외 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라인플러스 사이를 "관계 없다"고 규정하면서 IP·메타버스 등 다른 서비스도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
라인야후는 지분 100%를 보유한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을 통해 라인플러스 외에도 라인프렌즈 IP 사업을 주도하는 IPX, 대체불가능토큰(NFT) 플랫폼 사업을 맡는 라인넥스트 등을 거느리고 있다.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이 보유한 이들 기업의 지분은 각각 100%, 52.2%, 100%다.
라인야후 입장대로 라인플러스와 네이버가 아무 관계도 아닌 사이라면 IPX·라인넥스트도 마찬가지다. 이들 회사도 네이버와는 '직접적 자본관계나 인적 관계가 없는' 것이 된다.
IPX는 지난해 인기 아이돌 뉴진스의 상징인 캐릭터를 활용한 IP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IPX가 자체 개발한 가상 인플루언서 '웨이드'는 디제잉, 패션, 사진, 작곡 등의 활동을 통해 탄탄한 국내외 팬층을 확보한 대표 IP로 꼽힌다.
라인넥스트는 지난 1월 글로벌 NFT 플랫폼 '도시'(DOSI)를 전 세계 180개국에서 정식 출시했다. 도시는 지난해 시범 도입 기간에만 전 세계 이용자 550만명을 확보하고 누적 거래 56만건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협상 과정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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